【 앵커멘트 】
때를 놓쳐 자기 이름조차 읽고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 주변에 적지 않은데요.
뒤늦게 한글을 배워 생에 첫 그림일기를 펴낸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그림 일기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가던 정오덕 할머니의 목이 금세 메고 맙니다.
어렵고 힘든 세월, 형편 탓에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설움이 북받쳐섭니다.
여섯 딸을 키우느라 억척스럽게 보낸 시간, 일흔이 넘어서야 한글을 깨칠 수 있었습니다.
▶ 싱크 : 정오덕 / 한글교실 학생
- "비록 저는 배우지 못한 무식한 엄마였지만 딸들을 아들 못지 않게 잘 키워 결혼시켰습니다."
김정자 할머니의 그림 일기 '미운정 고운정'엔 남편을 향한 애틋함이 담겼습니다.
가난을 이겨보려 함께 애쓴 남편,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지금은 병실에 있는 남편에게 그림 일기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 싱크 : 김정자 / 한글교실 학생
- "성실하게 직장을 다니고 집일도 도와주고..저는 고생 끝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교통사고로 불구가 되고.."
만학도 할머니들이 3개월 동안 그림을 배워 40점의 작품과 20권의 그림일기책을 펴냈습니다.
▶ 인터뷰 : 김순자 / 한글교실 교사
- "문자도 배워서 손녀딸한테 보내니까 하니까 우리 할머니 장하다고..그런게 공부하면서 굉장히 힘이 된다고 해요. "
할머니들의 애환이 담긴 그림일기 전시회는 다음달 말까지 순천 그림책도서관에서 열립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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