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리포트, 공존] '갈 곳 없는' 다문화가정 아이들

    작성 : 2018-09-02 18:25:30

    【 앵커멘트 】
    2000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국제결혼으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광주·전남에도 만 6천 5백여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지만, 이 아이들 중 15%, 3만명 가량은 어머니의 나라에서 길러지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머나먼 타국에서 교육과 의료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길러진 아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와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큐리포트 공존, 오늘은 어머니의 나라에서 살다 다시 조국으로 돌아온 아이들의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 기자 】
    책상에 모여 앉은 대여섯살 아이들 사이, 덩치 큰 한 아이가 유독 눈에 띕니다.

    올해 10살, 미진입니다.

    어머니의 나라인 캄보디아에서 살다 지난달 조국인 한국, 광주로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박덕심 / 이주민지원센터 원장
    - "미진이 처음 봤을 때 너무 마르기도 하고, 말도 안 통하고, 너무 약하고 그리고 음식도 너무너무 예민하고"

    세 살 무렵 캄보디아로 갔을 때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간단한 인사말도 버겁습니다.

    ▶ 싱크 : 강미진 어머니
    - "나오는데 집에 비행기 소리가 나면 '엄마 간다 엄마 간다' 그렇게 울고 제 엄마(외할머니)도 막 따라서 울었어요"

    한국인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지고, 생활고에 시달리자 어머니는 머나먼 타국에 홀로 사는 외할머니에게 미진이를 맡겼습니다.

    ▶ 싱크 : 강미진 어머니
    - "생활도 어렵고 그때는 아빠랑도 사이가 안 좋고"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 미진이를 다시 품으로 데려왔지만 학교를 보내는 것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막막합니다.

    다행히 민간 복지 시설의 도움으로 한국어를 배우고는 있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 쓸쓸히 보내고 있습니다.

    ▶ 싱크 : 이주민지원센터 자원봉사자
    - "지금 혼자 외롭고 불쌍해 보여요"

    CG
    미진이처럼 가정 해체 이후, 어머니의 나라로 보내지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3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

    추정되는 이유는, 국내 어느 기관도 이 아이들을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 싱크 : 강미진 어머니
    - "(어머니의 나라로 보내지는 아이들이)많이 있어요, 여기 생활 어렵고 하니까 같이 돈 벌면 좋잖아요"

    미취학 아동을 관리해야 할 교육청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해외 조기 유학을 떠난 아이들처럼, 해외에 갔다고 하면 더이상 추적 조사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싱크 : 광주시교육청 관계자
    - "(입국은 현황 파악은)안 되죠, 신고를 하셔야죠. 학교는 모르죠. 계속 이제 애는 (입학)유예 상태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머니의 나라에서 키워졌다 돌아온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취학률이 절반도 안 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백만 명 시대.

    국제결혼 2쌍 중 1쌍은 가정 파괴를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봐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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