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in]보이지 않은 부식...위험한 교량들

    작성 : 2016-09-09 17:58:54

    【 앵커멘트 】

    교량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기반시설입니다.

    그런데 눈으로 볼 땐 멀쩡해도 안에선 심각한 부식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천정인 기자가 탐사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 330m 짜리 교량입니다.

    20cm 두께의 상판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구멍 안쪽 콘크리트 사이로 철근 구조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정밀진단 결과 파손과 함몰 등 크고 작은 결함이 상판에만 450여곳이 발견됐습니다.

    결국 완공된지 26년만에 상판 전체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비용만 40억원 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유시문 / 구례군 효곡리
    - "아무런 문제 없이 편하게 잘 다녔는데 이게 싱크홀 생기고 나서부터는 저희가 살얼음판을 다니는 기분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이 교량의 상판을 부식하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교량 구조를 보면 차량이 지나는 표면층은 아스팔트 등으로 만들어지고,

    그 아래엔 콘크리트층이 차량의 무게를 지탱합니다.


    여름에 비가 오거나 겨울에 눈이 내리면
    포장층 안으로 물이 스며듭니다.

    스며든 물이 배수구를 통해 빠져나가지
    못하면 콘크리트를 부식시키게 됩니다.

    철근까지 물이 닿게 되면 다리 전체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 포장층을 벗겨내면 철근까지 부식돼 있는 교량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싱크 : 도로 건설업계 관계자
    - "우리가 포장층 안에 (물이) 들어가 있어서 발생되는 문제를 운전자들이나 이용하는 사람들은 예감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포장층 안으로 스며든 물은 얼마나
    잘 빠지고 있을까요?

    비가 내릴 때 표면에 흐르는 물은 교량의
    가장자리쪽에 설치된 배수구를 통해 빠져
    나갑니다.

    그런데 비가 그쳤을 때 표면을 살펴봤더니
    배수구 주변 아스팔트는 여전히 젖어 있습니다.

    아스팔트 안에 스며든 물이 배수구로 제대로
    빠져 나가지 않고 남아있다는 얘깁니다.


    배수구가 아스팔트 층과 비슷한 높이로
    설치돼 있기 때문입니다.

    스며든 물이 배수구로 빠져 나갈수
    없는 구좁니다.

    국토부는 문제해결을 위해 2009년 배수구
    측면에 구멍을 뚫도록 표준 시방서를
    개정했습니다.


    배수 구멍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만나는
    지점에 설치되면 아스팔트 안에 고인 물은
    배수구로 제대로 빠져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장 기술자들이 임의대로 구멍을 뚫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토부가 개정한 시방서에 구멍 위치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섭니다.

    결국 물 고임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교량을 부식시키는 주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정우 / 광주대 토목공학과 교수
    - "교량의 배수는 교량의 수명과 직결되는 겁니다. (교량 기울기를 통해) 유도된 물이 유도한 곳에 집중이 돼서 배출이 되도록 처리를 잘 해주는 것이 교량의 수명을 늘리고..."

    교량의 설계 수명은 규모와 공법에 따라
    최소 50년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수명은 평균 30년 안팎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윤규석 / 도로건설현장 감리단장
    - "화재도 화재 원점이 있듯이 교량 파손에도 원점이 있습니다. 다른 부분보다도 가장 취약 부분이 (배수) 부분인데...유지 보수를 5년에 걸쳐서 해야 하는 거를 1년 단위 2년 단위로 해야 하는 되는 그런 경우가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줄어든 교량 수명은 예산 낭비로 이어집니다.

    교량이 빨리 노후되는 만큼 보수비용이나
    신축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광주*전남에 설치된 교량은 국도와 지방도
    시군도를 포함해 모두 3천2백여개.

    안전취약 등급인 D등급 교량은 8개,
    보수*관리가 필요한 C등급 교량은 100개에
    이릅니다.

    매년 유지*보수비로만 광주시와 전남도에서
    100억원 넘게 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경선 / 전남도 도로관리사업소 교량팀장
    - "아무래도 22개 시*군 전역에 교량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한정된 인원으로 전체 교량을 관리해 나간다는 것은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


    광주*전남 전체 교량중 30% 정도인
    9백5십여개 교량은 국가 주요시설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들 교량은 정기점검 외에도 별도로 2년~5년에 한 번씩 정밀점검을 받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70% 가량인 2200여개는
    육안 점검에 그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보이지 않게 진행되는 부식현상을
    제 때 찾아내지 못하는 이윱니다.

    당연히 교량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방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차량이 통행하는 교량의 사고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합니다.

    ▶ 싱크 : 도로 건설업계 관계자
    - "우리가 보지 못한 어느 순간에 통행 차량의 이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갑자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엄청난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

    ▶ 스탠딩 : 천정인
    - "허술한 관리 감독 속에 제멋대로 뚫리고 있는 배수 구멍들. 운전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C 천정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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