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조달청에 등록된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납품되고 있습니다.
조달청이 사전에 검증했다는 이윤데요
하지만 국가 기관인 조달청의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탐사리포트 뉴스in 천정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7월17일 탐사 보도 앵커멘트 "
차선 분리대는 차량과 부딪쳐도 깨지지 않고 곧바로 원위치로 돌아오도록 탄성이 좋은 재질을 사용하도록돼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차선분리대로인한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이에따라 조달청은 2014년부터 폴리우레탄 계열로 만들어진 차선분리대만 등록 제품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 싱크 : 국토부 관계자
- "우레탄은 아무래도 부드럽죠 상대적으로. 그러니까 우레탄 재질을 쓰면 차들이 가다고 받아도 다시 복원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이런 걸 감안해서"
광주지역 차선분리대 공사를 독점해 온 A사가 조달청에 올린 제품 규격서입니다.
지주봉과 가로봉 등 제품 전체가 폴리우레탄 재질로 되어있다고 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 경찰청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가로봉의 경우 규격서 설명과 는 다른 재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4년부터 2년 반 동안 광주지역 공사를 독점하면서 조달청에 제출한 규격서와는 다른 제품을 납품해온 겁니다.
특히 A사가 사용한 재질은 우레탄보다 가격이 3배 가량 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도 2미터짜리 제품 하나당 가격은
21만5천원으로 오히려 타지역 업체보다 4~5만원가량 더 비싸게 받아왔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규격서와 다른 차선분리대가 버젓이 설치돼 왔는데도 광주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실제 지난 달 kbc탐사팀이 차선 분리대 공사와 관련해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보도했을 때
광주시는 A사 제품이 우수제품이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번에는 조달청으로 책임을 떠넘깁니다.
▶ 싱크 : 광주시 교통정책과 관계자
- "그것은 조달(청)에서 책임지고 있다니까요 (아니 그거는 계약할 때 조달청에서) 아니, 조달에서 사후 품질까지 책임지도록 돼 있어요. "
그렇다면 조달청의 검증 시스템은 믿을만 할까.
조달청은 업체가 제출한 서류와 사진만을 자료로 검토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제품을 직접 보거나 공장을 찾아가 직접 확인하지는 않는 방식입니다.
대신 조달청은 민간 인증기관에서 발급한 시험성적서를 제출받고 있습니다.
▶ 싱크 : 조달청(본청) 관계자
- "계약 전에 품질 검사 자체는 시험 성적서를 믿고 하는 거죠"
시험성적서를 살펴봤습니다.
차선분리대 중 일부인 지주봉만 검사할 뿐.
가로봉 등 규격서에 나온 다른 부분은 아예 검사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어떤 재질을 써야하는지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결국 얼마든지 규격서와 다른 제품을 납품해 부당한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구조라는 얘깁니다.
▶ 싱크 : 조달청 관계자
- ""그런 기준도 있어야되지 않나 싶어요. 제생각에는. 거기에 있는 가로봉은 뭘로 해야된다. 그런 기준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광주시 화정동에 설치된 B사의 차선분리댑니다.
조금만 힘을 줘서 당겼더니 쉽게 쓰러져 일어나지 못합니다. 복원력이 전혀 없는 불량제품입니다.
(화면분할)
탱크가 밟고 지나가도 원상복귀되는 다른 업체의 제품과는 대조적입니다.
B사는 버젓이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조달청에 조달업체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나승덕 / 광주지방조달청 경영관리과장
- "(입찰)참가자격 자체는 지금까지 (서류상) 하자가 없는거고. 그 이후에 그 제품을 정상적으로 납품하느냐 안하느냐 하는 것은 계약 이행 과정에서의 일이거든요."
조달청은 다른 경쟁 업체의 신고를 받고서야
B사의 생산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거래 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뒤늦게 자격이 정지되긴 했지만
그 사이 B사는 6천 만원 상당의 차선분리대를 여수시에 납품한 뒤였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조달청은 등록 제품을 일일이 검증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만 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나승덕 / 광주지방조달청 경영관리과장
- "매 건마다 사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게 되면 아마 업무가 엄청 밀려들 겁니다. "
▶ 스탠딩 : 천정인
- "사무실에 앉아 서류로만 검증하는 조달청. 그런 조달청을 맹목적으로 믿고 업체와 제품을 선정하는 광주시와 일부 자치단체들. 차선 분리대에 의한 2차 사고의 우려를 키우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KBC 천정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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