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1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수십 명이 경찰에 또 체포됐습니다.
LA 경찰은 12일(현지시간) "어제(11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과 관련한 시위와 그에 따른 범죄 행위로 8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인 71명은 해산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7명은 통행금지를 위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관에 대한 무기 사용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로도 각각 2명과 1명이 체포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LA에 군병력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미 연방경찰국(FBI) L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안보부와 임무를 수행 중인 요원·기관·부서 및 군병력은 작전을 지속하고 확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놈 장관은 "우리는 이 도시를 해방하기 위해 남아 있다"며 "주지사와 시장이 이 나라와 이 도시에 강요해 온 사회주의적이고 고통을 주는 리더십으로부터 해방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미 해병대 700명도 LA에 대기 중인 가운데 놈 장관은 "지금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이 도시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모든 지역 사회를 다시 위대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모델이자 청사진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는 14일 전국적으로 약 2천여곳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와 집회가 예정된 데 대해서도 "각 도시의 위협 수준을 평가하고 사전 배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기자회견장에서는 민주당 상원 의원이 수갑에 채워진 채 강제로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공개된 영상에는 민주당 소속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이 놈 장관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려 하자, 경호팀 소속 비밀경호국 요원이 파디야 의원의 재킷을 잡고 회견장에서 밀어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파디야 의원은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이다. 장관에게 질문 있다"라고 외쳤지만, 그는 경찰에 의해 쫓겨 나갔고 수갑도 채워졌습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에서 파디야 의원이 "무례하게 정치적 쇼를 했고 라이브 중인 기자회견을 방해했다"며 파디야 의원이 신원을 밝히지 않아 비밀경호국이 '공격자'로 오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물러나라는 지시를 여러 차례 받았고 경찰의 거듭된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며 "경찰은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인 파디야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및 단속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대규모 추방 정책으로 범죄자들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를 공포에 떨게 하고 가족을 해체하며 미국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반(反)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위에 대응하고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텍사스 공공안전국(DPS) 요원 2천명 이상과 텍사스 주방위군 병력 5천명 이상을 주 전역에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텍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법 집행에 대한 반발로 LA에서 벌어진 무법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 행위나 재산 피해에 가담한 사람은 반드시 체포해 법의 최대 범위에서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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