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는 4월 2일이 다가옴에 따라 전 세계가 '글로벌 관세 쓰나미'에 직면하게 됩니다.
현지시각 2일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상대로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장벽 등을 두루 감안해 결정한 상호관세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3일 0시 1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발표한 대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 및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합니다.
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좀비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문제와 관련해 지난 2월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했다가 두 차례 유예한 25% 관세가 시행될 계획입니다.
이처럼 이번 주에 트럼프발(發) 관세폭탄이 잇따라 투하될 예정인데, 여기에 상대국이 미국의 조치에 반발해 보복 조처에 나설 경우 글로벌 통상은 극도의 혼란이 빚어지면서 기존 세계 무역 질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상호관세는 지난 1월 20일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어온 관세전쟁의 전장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집니다.
국가별로는 그간 두 차례에 걸쳐 10%씩 총 20%의 추가 관세를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중국에만 부과해 왔지만, 이젠 어떤 국가도 예외 없이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휘말리게 되는 겁니다.
국가별 관세율은 상대국의 실제 관세뿐 아니라 조세나 법률, 검역 등 각종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해 책정,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내달 2일 상호관세 발표 시점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미국 업계는 앞서 한국의 불공정 무역 사례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 도살 당시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조치, 약값 책정 문제, 스크린쿼터제 등 한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미국 정부에 개선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취재진과 전용기(에어포스원) 내 문답에서 한국을 콕 집어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역사에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본다면, 아시아로 가서 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무역은 물론 군사적으로 미국에 어떻게 했는지를 본다면 나는 누구도 우리를 공정하거나 좋게 대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품목별 관세까지 겹치게 되면 한국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 관세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가 자동차인데, 미국 자동차 시장은 한국의 자동차 수출의 거의 절반(49.1%)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현지 생산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지만, 아직은 미국 현지 생산량보다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량이 더 많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관세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미 지난 3월 12일부터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제품도 더 큰 관세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에 대해서도 품목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수출이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한국으로선 첩첩산중의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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