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반세기' 창작 여정의 대 파노라마 펼쳐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아픔, 그 상흔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해석해 '동백꽃 그림'에 담아온 여수의 화가 강종열 화백이 '화업 반세기'를 되돌아보는 회고전을 펼칩니다.
'동백꽃 화가'로 불리는 강 화백은 오는 16일까지 서울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에서 오랜만에 서울초대전이 마련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강 화백은 자신의 대표작인 '동백꽃' 시리즈를 비롯해 젊은 시절에 그린 소품들과 동티모르 현장 스케치 및 회화 작품, 끊임없이 쌓아온 드로잉 작품 등 100여 점을 전시합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강 화백이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50여 년 동안 그려온 주요 작품을 연대별, 주제별, 형식 등으로 나눠 '강종열 예술세계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는 자리입니다.
강 화백은 "오래된 그림들을 서울에서 전시한다"면서 "내가 동백꽃을 그리니까 동백꽃만 그리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아 옛날에 이러 이러한 그림도 그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번 전시회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강 화백은 "그러다 보니까 전에 동티모르 현장 작업하며 그림을 그리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서울에서 모처럼 전시회를 하는데 옛날 그림과 동티모르 그림도 보여주고 겸사겸사해서 50여 년 동안 작품 활동을 돌아보는 회고전 성격 비슷하게 전시회를 펼쳐보았다"고 밝혔습니다.
반세기의 외길 화업을 정리하여 자신의 예술세계를 조망하고 안팎으로 붓질을 다지는 강 화백의 일문일답과 근황을 들어봅니다.
◇ '그림 창고'에서 되찾은 옛 그림의 나들이
- 어떤 작품을 전시하는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그림창고에서 과거에 그려온 그림들 쭉 뒤져보니까 나도 재미있더라고요. 이번에 전시장소인 세종대학교 미술관이 꽤 넓고 큽니다. 그래서 30대, 40대, 50대 때 그렸던 그림들을 골라 반을 채우고 나머지는 동백꽃 그림을 걸었습니다. 공간이 커서 시원시원하게 작품 걸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대작들도 선보이게 됐습니다."
- 몇 점을 출품하는지.
"이번에 '동백꽃' 작품 40점 정도 됩니다. 동백꽃 작품은 큰 것들이 많이 있어가지고 대작을 냈고 일반 그림들은 옛날에 많이 그린 소품들을 걸었습니다. 40호, 60호 정도의 그림 30여 점 내놓았습니다."
- 드로잉 작품을 전시하는 이유.
"옛날에 내가 드로잉을 많이 했었습니다. 요새 젊은 사람들은 드로잉 그런 것은 잘 안 하거든요. 그래서 여러 형태로 많이 했던 드로잉도 보여줄 참입니다. 특히 동티모르나 필리핀을 다니면서 옛날에 스케치해놨던 드로잉들을 함께 전시합니다."
- 화가에게 드로잉이란.
"요새 그림은 많은 사람들이 기본기 없이 막 색채만 발라대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강종열은 이러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거쳤구나 하는 것도 보여주고 싶어 드로잉을 함께 전시합니다. 사실 드로잉은 그 나름대로 멋이 있거든요."
- '여순사건' 관련 주제 작품도 전시하는지.
"사실은 내가 이번에 '여순사건' 그림을 전시를 했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는 못했어요. 세종대학교에도 미술대학이 있어서 젊은이들이 보면 교육적인 효과도 있겠다 싶어서 전시하려고 했지만 사정상 그렇게 되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동백꽃' 작품 일부에 그러한 내용이 담겨있기는 합니다."
◇ '동티모르'의 자연과 사람 화폭에 기록
- '동티모르' 그림은 언제 그렸는지.
"2005년경 2년간 그렸죠. 그때 그 그림으로 현지 풍광을 기록한 작품들이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서 동티모르 이야기 나오고 하니까요. 그 당시에 젊었을 때니까 막 색채를 발랄하게 팍팍 그려댔던 느낌들이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내가 그림을 여태까지 계속해 오면서 여러 가지로 변해온 그 과정들을 다 말해주니까 좋습니다. 이러이러한 그림을 그렸고 그러한 과정을 지나왔고, 또 그것이 내 인생하고도 마찬가지잖아요."
- 그림마다 감회가 다를 것 같은데.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그려 온 것을 이번에 전시 준비하면서 보니 또 새로운 맛이 들더군요. 옛날 내가 힘들었을 때 이런 그림을 그렸고, 이런 그림은 어떤 의욕에서 그렸고, 어떤 사명감을 갖고 그렸고 하는 이런 것들이 그림을 통해서 돌아보니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그림을 그린 지는 얼마나 됐는지.
"전체적으로 한 50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50년 그림 그린 인생을 쭉 한 번 이번에 정리해 보게 됩니다.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예술가의 길이었지요."
- 오랜만의 서울 전시회인데.
"서울에서는 제 그림 같은 것을 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과거 젊었을 때 그린 소품과 드로잉, '동백꽃' 작품을 망라했습니다. 그랬더니 서울에 있는 미술계 후배들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내가 전시한다고 알려지니까 관심들이 많아졌나 봐요. 많이 보러들 오고 그런다고 합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