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급증! 품절 대란!
아기 쌀과자 만드는 회사가 돈쭐 맞은 이유는..
'독도' 때문이다?
귀여운 캐릭터가 돋보이는 과자의 포장지 앞면
뒷면을 보면 한반도 지도와 함께 '독도' 사진이 있다.
아기 쌀과자에 독도의 조합..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전라남도 장성에서 아기 쌀과자를 만드는 김정광 대표를 만나봤다.
▶ 김정광 / 올바름 대표
"저는 아기 쌀과자를 장성에서 만들고 있는 김정광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독도, 독도' 노래를 부르셨거든요. 옛날에 그 우리 비디오 테이프 있죠. 거기에 비디오 테이프를 집어넣으면 노래방처럼 이렇게 가사가 나오는 그런 비디오 테이프가 있었어요. 그거를 '독도는 우리 땅'을 사서 가사를 적으셨었어요. 그래서 엄마가 '시끄럽다고~ 시끄럽다고 노래 길다고 그만하라고'를 그렇게 말씀을 하셨었대요."
그렇게 김정광 대표의 뇌리 속 강력하게 자리 잡은 '독도는 우리땅'이 빛을 본 순간은?
"(제품 포장지 디자인을 하는데) 이 자리가 살짝 비어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직원들은 '토끼를 넣자', '코끼리를 넣자' 또 '공룡을 넣자' 했는데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독도를 한번 넣는 건 어떻겠습니까?' 했더니 반대라기보다는 그냥 다 '왜요?'라는 질문뿐이었거든요. 정말 큰 의미 없이 넣게 됐는데 넣고 나니까 이제 의미를 저희가 부여하게 되고 (과자를 먹는) 그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독도를) 접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3년 동안 써온 이 독도 그림이 문제가 된 건 지난해 12월, 일본 해외 수출을 코앞에 둔 시점 바이어 측의 한 가지 요구 때문이었다.
"작년에 저희가 한국 베트남 경제 업무협약 비즈니스 포럼에 선정이 됐어요. 그때 (일본 쪽) 바이어분께서 00상사라고 합니다. 한국 제품을 수입해서 일본의 전 지역에 판매를 하는 회사인데 저희 제품에 관심이 있어서 공정도라든지 통관을 위해서 필요한 서류를 요청해 주실 수 있냐고 말씀을 하셔서..마지막 메일이 '감사합니다.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까지 보냈더라고요. 근데 이제 그 메일을 보내고 나서 전화가 왔어요."
"대표님 아시겠지만 이거 독도를 좀 변경해서 바꿔주실 수 있나요? (하더라고요.) 저희가 과자 10개 제품에 독도가 인쇄되어 있거든요. 하나를 변경을 하려면 동판을 바꾸고 한 롤을 인쇄하려면 한 500만 원에서 600만 원 정도 들어요. 10개를 하려면 5천에서 6천이잖아요. "이 돈을 내가 들여서 독도를 빼는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이어분께 정중하게 거절의 의사를 표했더니 흐지부지 이렇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수출을 못하게 됐죠."
바이어가 제시한 계약은 연매출의 15%에 달하는 수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저희가 작년 매출이 한 13억 정도 했었거든요. 대부분의 해외 수출 바이어분들은 다들 총판을 달라고 하세요. 총판을 가져갈 거면 '한 달에 이 정도는 가져가야 된다'라고 저희는 또 제시를 하죠. 그게 한 1억 정도 됐었던 거죠. 월 (1억)."
"(직원들은) 반발이라기보다는 불만이 있었겠죠. '독도를 지우고 보내면 되지'(라는 생각에) 이해를 못 했을 거예요.
경제도 회사도 어려운 시기, 일본 수출이 불발되면서 대표의 결정을 이해 못 한 직원들과의 마찰도 있었지만.
한 방송을 통해 이런 대표의 결정이 알려지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지지와 함께 이른바 '돈쭐을 내주겠다'며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초대박! 국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포기했던 그 15% 매출은 이미 달성했다고 한다.
"원래 여기 보시면 저희가 13일날 방송에 나왔잖아요. 14, 15, 16, 17, 18일 다 휴일이었어요. 회사 쉬려고 그랬어요. 주문서가 막 올라가니까 단톡방에다가 '미안한데 출근 좀 해야겠다' 해서 전원 다 나오셨어요."
"정말 이렇게 '독도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정말 도와주시려고 하시는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독도 그림으로 유명세를 타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김 대표는 제품 그 자체의 맛과 품질도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하는데.
"이거 한번 드셔보실래요? 이게 되게 맛없어요. 고소하긴 한데, 드셔보시고. 얘는요. 드시면 완전 다를 거예요. 그죠? 다르죠."
"이거는 제가 먹어도 (될 것 같은데..)"
"자일리톨 공부를 해보니까 뮤탄스균이라는 충치균들이 설탕이랑 똑같은 맛을 내거든요. 충치균들이 얘를 설탕으로 착각하고 먹고 죽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얘를 발라봤더니 칼로리도 없고 당뇨 환자들이 설탕 대용으로 먹는 거기도 하고 아 이거다 싶어서 단맛을 이렇게 입혀서 육아박람회를 나갔죠. 그 코팅 공법에 대해서 저희가 또 특허를 가지고 있고 자일리톨 자체가 사람의 간에서도 하루에 15g 정도 생성이 되는 물질이다 보니까 알러지 반응이 없어요."
제품 포장지의 독도 그림, 그리고 제품 그 자체에도 자부심이 넘치는 김 대표.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과자 뒷면에 독도가 그려져 있는 만큼 저희 한국의 어떤 정체성을 조금 살려서 사실 조금 부끄럽긴 한데 K-쌀과자로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입니다."
(기획·촬영 : 전준상 / 구성 : 김민성 / 내레이션 : 신민지 / 편집 : 이도경 / 제작 : KBC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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