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내년도 광복회 예산을 올해보다 삭감해 편성하면서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가 '거짓 해명'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28일 보훈부에 따르면, 정부가 다음 달 2일 국회에 제출하는 내년 예산안에 반영된 광복회 관련 예산은 26억 원으로, 올해보다 6억 원 감액됐습니다.
이는 지난 6월 출범한 광복회학술원 사업비 6억 원이 전액 삭감된 데 따른 겁니다.
올해 광복회학술원 사업비 6억 원은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애초에 없었으나,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신규로 편성됐습니다.
보훈부는 전날 해명자료를 통해 "신규로 편성된 국회 증액 예산은 그해 집행된 예산의 결산 및 평가 후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며 "(광복회학술원 예산은) 올해 신규로 편성된 예산으로 아직 집행 및 결산 평가가 완료되지 않았기에 2025년 예산 정부안으로 편성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보훈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증액된 올해 신규 예산은 기재부 지침상 집행 및 결산 평가가 완료되지 않아 내년 정부 예산으로 편성되지 않는다"며 광복회학술원 사업비 삭감은 기재부의 예산 편성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기재부에 확인한 결과 그런 예산 편성 지침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단계를 거치는 정부안의 신규사업과 달리, 국회에서 증액된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사후평가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명시적인 관련 지침이 있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사후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삭감할 수는 있지만, 지침에 따라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만약 보훈부 설명대로라면 대다수의 국회 증액 신규 예산은 차기연도엔 삭감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국회법에 따른 결산심사 시한인 8월 말까지 집행·결산 평가가 완료되는 사업은 아주 드물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실제로 그런 기재부 지침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사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셈이 됩니다.
보훈부는 "사전 심의 단계를 거치는 정부 편성 예산의 신규사업과 달리 국회에서 증액된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사후평가가 필요해 신년도 예산 편성에는 반영되지 않는 '통상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 중 '(기재부) 지침'이 있는 것으로 잘못 설명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광복회학술원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미래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올해 6월 출범했지만, 내년 사업비 전액 삭감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광복회 관련 예산 삭감은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싸고 빚어진 정부와 광복회의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광복회 관계자는 "광복회학술원은 강정애 보훈부 장관도 취지에 공감해서 설립한 것이고 예산도 반영된 것"이라며 "광복회학술원 예산을 깎을 줄은 몰랐다"고 당혹스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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