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방치·훼손' 호남고대유적..각계 대책 마련 촉구

    작성 : 2019-08-06 19:53:07

    【 앵커멘트 】
    지금 제 뒤의 고대 무덤 유적 보이시나요?

    찢겨진 비닐과 천 사이로, 무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데요.

    발굴조사 뒤 6년째 방치돼 훼손이 우려되는 전라남도 기념물 '함평 마산리고분군'으로 6세기 백제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저희가 문화재 방치 사례로 보도해드렸는데요.

    관할 자치단체는 해당 유적의 정비 예산을 지원 받고도, 집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호남 고대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 학계와 정치권이 나섰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취재진이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함평군의 문화재 정비 예산 내역서입니다.

    지난 2017년 함평 마산리고분군 정비 명목으로 기획재정부 등으로부터 모두 5천만원의 예산을 내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예산 집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문화재 담당자의 행정 처리가 늦어져 예산 집행이 반려됐기 때문입니다.

    ▶ 싱크 : 전라남도청 문화자원과 관계자
    - "안 한다고 몇 번 전화를 했더니 (함평군에서) 12월에 계약을 올리니까 (담당) 부서에서 안 된다고 한 거죠.."

    이후 유적지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었지만, 후속조치도 없었습니다.

    ▶ 싱크 : 함평군청 문화예술팀 관계자
    - "저희도 이제 상황이 그런 줄 알았으니까 당연히 관리를 위해서 (전남도청) 담당자와 이야기를 해보고 대책을 최대한 마련(해야죠)"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호남의 고대 유적 보호를 위해 학계가 나섰습니다.

    백제학회는 훼손된 유적들을 복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자치단체에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호 / 백제학회 전라지역 이사
    - "이런 유적들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또 연구하기 위해서 정부라든가 지자체에 지원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호남고고학회는 유적지 주변 환경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개발 허가를 감시하는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인선 / 호남고고학회 회장
    - "문화 영향평가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실시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학회에서는 (그런 경우)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낼 겁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호남 고대 유적을 지키기 위한 조례안 개정을 추진합니다.

    ▶ 인터뷰 : 사순문 /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
    - "가장 중요한 문제는 법 제도 정비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도 조례안을) 제정해서 문화재의 가치를 알고 지켜나갈 수 있는 노력을 할 거고.."

    허술한 행정과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호남의 고대 유적들, 문화재청과 자치단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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