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해 5월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묻지마 살인 피해를 당해 우리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지자체마다 공중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했는데, 기능이 제각각이고 고장난 채 방치된 곳도 있어 있으나마나한 실정입니다.
고우리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광주 시내 한 공중화장실입니다.
세면대 옆에 위급할 때 쓸 수 있는 비상벨이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채지현 고예은
- "장식용으로 두려면 뭐하러 굳이 돈을 들여서 비상벨을 놔뒀고, 예방차원에서 한다고 하지만 그건 그냥 겉포장 아닌가.."
또 다른 공중화장실.
비상벨 버튼을 누르자 사이렌 소리와 함께 화장실 밖 경광등이 작동합니다.
하지만 그 뿐, 누가 하나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 스탠딩 : 고우리
- "이처럼 비상벨만 울릴뿐 경찰에 신고가 되지 않아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신고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깁니다.
▶ 인터뷰 : 동네 주민
- "소리 지르는 게 더 낫고. 여기는 버스 소리가 만날 나니까. 버스, 자동차 소리가. 어떤 때는 안들려요."
취재 결과 지난해 5월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한 후 여성 보호를 위해 설치한 비상벨이 있으나마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광주시는 지난 7월 목소리만으로도 경찰과 연결되는 '음성인식 비상벨'을 도입했지만 265곳 중 79곳만 설치했습니다.
▶ 싱크 : 시청 관계자
- "처음에는 비상벨 작업을 좀 안하고 있었어요. 서구하고 북구만 설치해 놓고 나서, 그거 어느정도 오류 잡고 나서 지금 10월부터 다시 12월까지.."
강력범죄 피해자의 10명 중 9명이 여성인 광주에서 여성의 안전을 지킨다는 비상벨은 말그대로 장식품에 그치고 있습니다.
KBC 고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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