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2억 5천만 원이 든 돈가방을 분실했다가 찾은 70대 노숙자가 수표도 2억 원이나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젊은 시절 성인용품 행상으로 모은 재산을 금융기관에 맡겨 두기 불안해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보도에 송도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남루한 옷차림은 영락 없는 노숙자입니다.
이 형색에 현금 2억 5천만 원을 지니고 다녔다는 것도 놀라운데, 나중에 보니 수표도 2억 원이나 갖고 있었습니다.
이 많은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묻자 19살부터 나주에서 머슴살이와 제재소 일을 했는데 쉰 살 때부터 15년 동안 전국을 돌며 음화 등 성인용품을 팔아 큰 돈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서OO 씨 / 나주시 ,76살
- "남자하고 여자하고 좋아 한 것이 그려져 있다 말입니다. 그 음화를 남대문 도매시장에서 하나에 3천 원에 떼어 온다고 하면 2만 원 정도 받고 그랬지. 제주도에서 돈을 긁어 버렸지."
서 씨의 노숙생활은 혼자 끼니를 해결하기 불편해서 시작됐습니다.
두 달 전부터 집이 있는 나주에서 목포를 오갔는데, 더러운 옷차림 때문에 모텔에서 받아주지 않자 노숙을 하다 돈가방을 분실했습니다.
서 씨가 돈을 지니고 다니는 것은 학교도 다닌 적이 없는 자신을 누군가 속여서 돈을 가로채 갈까 불안해서였습니다.
▶ 싱크 : 경찰관계자
- "통장을 만들어 본 적이 없대요. 그러니까 여태까지 돈을 현금으로 갖고 있다, 수표로 바꿨다, 현금으로 갖고 있다 그런 식으로 계속해 온 모양이에요."
당초 치매 노숙자로 알려진과 달리 서 씨의 소통 능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기억력과 자기 돈을 지키려는 인식은 분명했습니다.
경찰은 서씨가 20여일 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서울 사는 아들을 불러 4억 5천만원을 넘겨주고 부친을 모셔가도록 했습니다.kbc송도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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