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곳 중 9곳 뿐' 지하차도 자동 차단 시설 미비

    작성 : 2023-07-17 21:23:34 수정 : 2023-07-17 21:36:12
    【 앵커멘트 】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의 한 지하차도가 침수돼 최소 1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특히 이 지하차도에는 침수 발생 시 차량을 통제하는 자동 차단 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광주와 전남 지역의 지하차도 현황을 살펴봤더니, 위험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윤정 기잡니다.

    【 기자 】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신덕 지하차도입니다.

    침수가 발생해 30cm 이상 물이 차면 진입 차단 시설이 자동으로 작동됩니다.

    차량 통행을 즉각 막을 수 있어, 침수 사고 예방을 위한 중요한 대책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재 광주·전남 지역 내에 설치된 자동 차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광주에선 전체 지하차도 24곳 중 6곳에, 전남의 경우 20곳 중 불과 3곳에만 차단 시설이 설치되어 있을 뿐입니다.

    ▶ 스탠딩 : 조윤정
    - "제 뒤로 보이는 곳은 선운 지하차도입니다. 차도 길이만 무려 600m에 달하고, 인근에 황룡강과 하천이 위치해 있어 침수 위험이 더 높지만, 보시는 것처럼 자동 차단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동 차단 시설이 없는 대다수 지하차도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이나 경찰, 소방 등 대기 인력이 직접 통제에 나서야 합니다.

    ▶ 인터뷰 : 박춘식 /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구조물관리팀
    - "CCTV 상판 주시하고 있다가 이상 징후 발견되면 직원이 먼저 나갑니다. (물이 차는 것이 느껴지면) 한 방향을 막고, 다음 직원이 나가서 막고, 그 와중에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에 연결해서.."

    하지만 불과 수 십 초 만에 물이 차오르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 특성상, 사람의 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사람들이 일일이 나가서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에요. (3년 전 3명이 숨졌던) 부산 지하차도 문제가 생긴 뒤로 아직까지 설치가 안 됐다는 건, 재난에 대한 예산 집행을 후순위로 둬서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달 27일 광주에서는 죽림 지하차도를 통과하던 버스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났고, 이튿날 새벽에도 굴다리를 지나던 트럭 운전자가 쏟아진 물에 고립돼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KBC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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