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추석 대목을 앞두고 활기를 띠어야 할 농촌에서는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추석 제수용으로 출하해야 할 과일은 장기폭염탓에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수매가가 워낙 낮아 벼 농가는 풍년을 맞고도 울상입니다.
정경원 기잡니다.
【 기자 】
가지마다 배가 빼곡히 달려 있는 과수원에서 수확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정작 딸 수 있는 배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지난 여름 내내 불볕더위가 계속된데다 비까지 오지 않아 배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값을 받으려면 추석 1주일전까지 절반은 출하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농가가 30% 정도를 수확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배동석 / 나주시 세지면 배 농가
- "비가 촉촉히 와주고 해야 물도 많이 흡수해서 과일이 커지는데 배 같은 경우는 물 저장이 많기 때문에 물 양이 어느 정도 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가문 데다 뜨거운 데다 해서 배가 많이 못 컸어요."
햅쌀 수확이 시작된 널따란 들판에서는
기쁨보다 농민들의 한숨소리만 깊어 갑니다.
쌀 소비는 줄고 벼 재고는 쌓여만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벼 수매가는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농사는 그야말로 대풍이지만, 일 년 동안
땀과 노력을 쏟은 결과는 오히려 적자를 안겨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영순 / 해남군 옥천면 벼 농가
- "내일 모레 추석인데 쌀값도 낮고 쌀 가져가는 사람도 없고 쌀을 내자니 너무 싸 가지고 걱정되는 건 말 할 것도 없죠."
활기를 띠어야 할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올해는 농가마다 깊은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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