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3개 시·도 '전라도 정명 천년' 기념 공동 추진
예산 24억 투입, 2018~2022년까지 5년간 집필작업
600명 참여, 총 4권 2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역사서
시민단체들, "일본학자 학설수용 고대사 왜곡" 주장
8월 7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폐기촉구 집회 예정
예산 24억 투입, 2018~2022년까지 5년간 집필작업
600명 참여, 총 4권 2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역사서
시민단체들, "일본학자 학설수용 고대사 왜곡" 주장
8월 7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폐기촉구 집회 예정
'전라도 정명 천년(2018년)'을 기념해 광주·전남·전북 호남권 3개 광역 지자체가 협동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추진해 온 '전라도 천년사'가 식민사관과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존폐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전라도 천년사'는 무려 24억 원의 예산이 투입, 총 34권 2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역사서로 지난해 말 최종 심의를 마쳤지만 광주·전남·북 시민단체 등 지역민의 식민사관 반발에 부딪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식민사관청산가야사전국연대', '역사정상화전국연대', '바른역사시민연대'를 비롯한 광주·전남·북지역 시민단체들은 '전라도 천년사' 전체 34권 중 고대사와 현대사 일부 내용이 일제 식민사관 프레임에 기초해 서술됐다며 집필진 등의 공식사과와 함께 전면 폐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시민단체들은 8월 7일 오전 7시 30분 광주시청 앞에서 '전라도 천년사' 폐기촉구 항의집회를 갖기로 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은 5년 전 광주시·전라남·북도 3개 시·도가 전라도 행정구역 탄생 1천 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동협력사업으로 선정, 전북도의 주관하에 진행됐습니다.
당초 전라도 천년사의 기술범위는 전라도 정도 원년인 고려 현종대(1018년)부터 현재(2018년)까지 1천 년으로 상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전북도는 한반도 역사와 궤를 같이 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5천년사'로 범위를 확대하고, 예산을 24억 원으로 증액시켜 전북연구원에게 이 사업을 맡겼습니다.
이어 전북도는 전라권의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야별 권위가 있는 집필진 213명을 위촉하고, 21명의 편찬위원회와 공조를 통해 '전라도 천년사' 발간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추진해 왔습니다.
'전라도 천년사'는 전 34권으로 총서(해설서) 1권과 전라도 고대부터 현대까지 6개 시기별 통사 29권, 그리고 전라도 도백 인명사전 등 자료집 4권으로 구성됐습니다.
천년사의 각 권은 전국에서 망라된 분야별 전문가 213명이 초고를 기술했는데 초고 완성을 위해 200명의 연구원이 자료조사에 투입됐습니다.
이렇게 기술된 총 4만 7740매의 방대한 초고를 총 29명의 감수인원이 1차 교정했고, 또다시 21명의 편찬위원이 일일이 2차로 검수했습니다.
출판이 진행되는 동안 6명의 전문가가 윤문을 진행하고 총 50명의 인원이 출판교열에 참여하는 등 총 투입인원 600여 명과 34권 2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역사서가 5년 동안 노력 끝에 탄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전라도의 역사적 동질성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주·전남·북의 화합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취지와 달리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여 파열음을 낳고 있습니다.
◇ 시민단체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부분은?
시민단체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부분은 고대사 기술에서 △고조선의 강역축소와 시기후퇴, △마한·백제 역사의 왜곡, △임나일본부 기정사실화와 '일본서기' 지명 비정 등입니다.
첫째, 고조선과 관련해서 집필진이 단군조선을 부인하고 고조선의 건국시기를 기원전 8~7세기로 기술, 중국 사료 등에서 서기전 12세기에 조선이 있었다고 기술한 것보다 뒤늦은 시기로 후퇴시켰으며, 고조선 강역을 한반도로 국한해 설정함으로써 만주지역을 고조선이 아니라 산융동호라고 우기는 중국 동북공정과 다를 바 없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둘째, 마한·백제 역사의 왜곡-삼국사기 마한 관련 기록을 부정하고 일본서기에 백제 근초고왕이 왜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내용을 인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야마토왜의 땅인 임나4현이 전라도에 있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영산강 유역을 야마토왜에서 쫓겨온 세력이 지배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영산강 유역의 히고형 석실 장고분의 주인공들은 6세기 야마토 정권의 큐슈지역 지배를 피해 아리아케해(海) 지역의 세력자가 주류를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술한 것입니다.
셋째, 일본서기에 언급되는 지명인 기문, 대사, 반파, 침미다례를 한반도 남부지방인 남원, 하동, 장수, 해남군 등으로 비정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제국주의 학자 이마니시류(今西龍)가 주장한 학설을 수용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본학자 이마니시류는 조선총독부 조선사 편수회의 회원으로 한국고대사의 시간과 공간을 축소·왜곡·폄하하는데 앞장선 인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지명은 삼국유사를 비롯한 우리 역사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오직 임나일본부설에서만 등장하는 지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서기는 기본적으로 일본열도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에 대한 기록으로서, 일본서기의 한국고대 국가명을 한반도 고대국가로 볼 수 없고 일본열도로 이주한 이주민들이 세운 소국들로 해석해야 한다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했습니다.
◇ 편찬위원회 측, "문제없지만 의견수렴 후 검토"
이에 대해 편찬위원회 측은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사항들이 그동안 항시 있었던 것들로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치부했습니다.
일본 야마토 왜가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지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의 경우 학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폐기된 학설로서 논란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기문이라는 지명표기는 일본서기 외에도 6세기 중국 양나라 때 제작된 사신도 '양직공도' 등에도 명시돼 있어 단순히 식민사관에 기초한 기술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북연구원 전북학연구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오천년사 e-북을 공개해 일정기간 의견을 접수하고 검증을 통해 결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6일에 마감된 공람의견서는 무려 157건에 달합니다.
◇ 식민사관 관련 공람의견서 무려 157건 접수
시민단체는 이 가운데 51개 공람의견서를 참고로 하여 식민사관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 가운데 이찬구 씨의 공람의견서에 따르면, '전라도 천년사 3권 42쪽'에는 단군조선이 처음 등장하는 시기가 서기전 8-7세기로 나오는데, 그 근거를 중국의 <관자>라는 책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부적절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전라도 천년사'를 서술함에 있어서 인용 자료들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제왕운기>, <동국통감> 등 우리 사서가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마땅함에도 중국의 <관자>, 일본의 <일본서기>를 기본으로 삼은 그 자체가 이 책 34권의 저술 목적에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단군신화는 만들어진 신화이지 실재한 역사가 아니다"고 서술했는데, 이는 일본군국주의 어용학자 시라토리가 주장한 것으로서 당시 일제 군부의 정한론을 배경으로 한 정치 목적의 어용학설이라는 것입니다.
공람의견서에는 이 이외에도 여러 지명들에 대해 많은 고증을 통해 '전라도 천년사'의 위치 비정이 일본 식민사학자들을 추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 정치권으로 파장 확산, 올바른 역사 정립 시급
현재 '전라도 천년사' 식민사관 논란을 둘러싸고 광주·전남 의회와 전남시장·군수협의회, 서울 호남향우회, 호남지역 국회의원 등이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은 비록 전북도가 주관하고 있지만 광주시·전라남·북도 3개 시·도가 참여한 공동협력사업입니다. 그리고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올바른 역사 탐구를 통한 호남정신의 정립이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사의 해석에서 일본사서인 '일본서기'와 일본학자 이마니시류의 학설에 의존해 기술함으로써 식민사관 논란을 초래한 것은 '전라도 천년사' 사업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전북연구원과 집필진은 시민단체들이 지적한 부분을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해서 왜곡된 부분은 바로잡고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부분은 시정해서 진실되고 자랑스러운 '전라도 천년사'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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