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늘 탐사리포트는 정규직을 미끼로 청년들을 모아 각종 힘든 일을 시킨 뒤 제대로 임금도
주지 않고 내쫓는 악덕 업체를 고발합니다.
지금까지 광주전남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수법인데, 좋은 일자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청년들은 알고도 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이형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새벽.
작업복을 입은 청년 예닐곱명이 숙소에서 나와 승합차에 몸을 싣습니다.
승합차가 향한 곳은 인적없는 야산의 태양광
시설 공사 현장.
청년들은 도착하자마자 맨몸으로 철근과 구조물 을 나릅니다.
▶ 싱크 : 용역업체 수습사원
- "농촌에서 일하려고 왔는데, 농한기라서 일이 없어가지고 이 쪽으로 지원 온 거예요."
새벽부터 12시간 가까이 일을 하고 받는 급여는 6만원.
최저임금도 안됩니다.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 청년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뭘까?
▶ 싱크 : 용역업체 수습사원
- "저희는 3개월 수습기간 지나면 (사무직으로) 올라간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cg
이들이 본 채용정보사이트입니다.
월급 220만원에 주 5일근무, 정규직으로
용역업체에서 인사관리업무를 할 사람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
cg
하지만 채용이 되면 3개월 수습기간 동안
현장 파견 일을 해야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습니다.
양파밭이나 공사현장, 택배 상하차장 등이
대표적 파견 현장입니다.//
정규직 사무원을 미끼로 노동 시장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에 투입하고 있는
겁니다.
▶ 싱크 : 용역업체 수습사원
- "3개월 바라보면서 참고 하는거죠 이상하다는 느낌 받긴 하죠 많이 받긴 하죠 사무직이랑 아예 관련도 없는 일을 하니까. "
정해진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을 하면서 일당은
고작 6만원.
일을 빠지면 12만원의 벌금을 내야합니다.//
4대보험은 가입도 안됐지만 보험료 명목으로
매달 20만원을 뗏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용역업체 전 직원
- "계산법이 부당하다고 생각은 했어요. 야간에 하는 데 6만원 밖에 안돼서..시간은 못해도 11시간 "
#크로마키#
이 용역회사에 취업한 청년들은
정규직 사무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3개월을 참아왔습니다.
양파 캐기,심야 택배 상하차, 공사 현장 등이 이들이 해왔던 일입니다.
3개월이 지난 뒤 이 청년들은 정규직 사무원이 됐을까요?
계속해서 박성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네살박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살 김 모 씨.
직장을 잃고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다 지난 2월 문제의 용역업체에 취업했습니다.
쉽게 볼 수 없는 근무 조건에 육아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용역업체 전 직원
- "아기 아빠다 보니까 주말에 쉴 수도 있으니까 애기랑 같이 보낼 시간도 있고"
김 씨가 한 일은 심야 택배 상하차.
잠도 못자고 3개월 수습을 버텨냈지만,
돌아온 것은 무늬만 정규직이었습니다.
4대 보험 가입도 안되고, 더욱이
현장 파견 인력 10명 이상을 구해오지 못하면 기본급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다시 현장 파견 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했고,
받아야할 임금조차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용역업체 전 직원
- "택배 야간 일하는 것보다 지금 노가다가 더 많이 벌어요. 8시부터 5시까지 했는데 10만원 주는 데"
27살 백 모 씨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경남 거제부터 광주, 무안까지
전국 곳곳에 파견돼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뒤 정당한 급여를
요구하자 돌아온 건 해고였습니다 .
▶ 인터뷰 : 백 모 씨 / 용역업체 전 직원
- "계약서 가지고 따지고 들어가니까 해고 당한 거예요."
해당 업체는 광주와 나주, 경기도 성남 등에
사무실을 두고 인력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광주전남에서 이 업체에 고용된 청년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50명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용역업체 전 직원
- "한번도 못쉬고 13시간 14시간 일을 해야되고 쉬는 시간도 없고 밥먹을 시간만 있다"
▶ 인터뷰 : 박실로 / 한동노무법인 노무사
- "여기는 1차용역 2차용역 3차용역 그 밑에 직원들이 채용된 겁니다 실질적으로 노동청에서 점검을 해서는 절대 파악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 스탠딩
정규직 사무원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위해 기숙사 생활까지 해가며 온갖 힘들 일에 뛰어든 청년들.
꿈은 산산조각 나고 결국 지친 몸과 마음의
상처만 남게됐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