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in]푹푹찌는 광주 도심..바람길 확보해야

    작성 : 2016-08-21 18:30:08

    【 앵커멘트 】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무더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유독 광주지역의 폭염은 수은주에
    나타난 수치보다 더 매서웠습니다.

    게다가 지난 달에는 전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알려진 대구보다 기온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왜 이렇게 갈수록 광주는 무더위지고 있는
    걸까요

    그 이유를 김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 여름 내내 광주 지역에는 역대 최고의
    강력한 폭염이 기습했습니다.


    7월부터 강력한 폭염이 시작돼 8월에는 평균 폭염일수가 평년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알려진 대구 이상의 수준으로 광주와 아프리카를 더한 이른바 '광프리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습니다.

    ▶ 스탠딩 : 김재현
    - "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광주와 전남 22개 모든 시군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8월 12일 금요일입니다.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기상청에서는 광주의 기온이 36도라고 발표했는데요. 주거밀집 지역인 이곳 광주시 풍암동의 현재기온은 42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

    천9백90년대까지는 연평균 7일에 불과했던 광주 지역 열대야 일수도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15.5일로 눈에 띠게 증가했습니다.//

    다른 도시와 달리 유독 광주지역의 고온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는 이유로는 무계획적인 도시화와 열섬현상이 꼽히고 있습니다.

    (화면 전환)

    그렇다면 전국 최악의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는 어떨까요?

    ▶ 스탠딩 : 김재현
    - "대구시는 폭염이 발생했을때 하루 최대 4회 천2백톤의 지하수를 도로로 흘려 보내고 있습니다."


    클린로드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 정책은 대구 시내에서 차량 통행량이 가장 많은 도로 9.1킬로미터 구간에 걸쳐 시행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아스팔토 도로 주변 온도를 20도 이상 낮추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는 대기 중에 수증기를 분사하는 쿨링포그 시스템을 도입해 도심 공원과 주요 관광지에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주성 / 대구시 자연재난과
    - "기존의 폭염 대책으로는 어려움이 있어서 신개념의 이런 폭염대책을 세우고 시행하게 됐습니다."

    광주에서도 도심 열섬현상 완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무등산과 광주천 등 광주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방식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석봉 교수 /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 "이쪽이 무등산이 주는 혜택이라는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공기, 아주 맑은 공기를 광주시로 넣어준다는 거죠."

    광주의 동쪽과 북쪽으로 넓게 자리잡고 있는 무등산의 바람을 도심까지 전달해 열섬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 스탠딩 : 김재현
    - "무등산에서 발생하는 차가운 바람이 이 곳 계곡을 지나 광주천으로 이어져 광주 도심의 기온을 낮추게 됩니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 빼곡하게 들어선 고층건물들로 바람길은 점차 가로 막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바람이 시작되는 무등산과 도심의 경계지역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들어서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석봉 교수 /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 "무등산 자락을 비롯해서 산자락으로 쭉 광주시를 돌아가면서 70미터 높이의 아파트로 다 채우는 거예요. 도시는 뜨거워져서 공기는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려니 막아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는 거죠."

    문제는 이같은 논의에 도시 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광주시가 관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여름철 폭염은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별다른 대책없이 뒷짐만 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광주시는 2천년대 후반 한때 녹색성장 시범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도심 공원 조성과 나무 천만 그루 심기 운동 등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채 흐지부지 됐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이미 조례로까지 제정돼 있는 건물 벽면과 옥상의 녹화사업, 열에너지 반사율을 높이기 위한 건물 외벽 색깔 교체사업 등은 아직까지 흉내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고온에 갇힌 도시 광주에서는 인명피해도 계속 늘어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 여름들어 광주에서만 벌써 7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1명이 숨지기까지 했습니다.//

    계속되는 도시화로 열섬현상이 심화되고 폭염 피해가 늘고 있지만 지자체의 무관심과 늑장대처 속에 광주가 전국 최악의 폭염도시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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