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어 EU까지...미국과 무역협상 중압감 커지는 한국

    작성 : 2025-07-28 06:45:11
    ▲ 무역 합의 발표하는 미-EU 정상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해 온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잇따라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상을 타결하며 한국 정부의 협상 압박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한 뒤 당초 30%로 예고했던 EU의 상호관세를 15%로 부과하기로 하는 내용의 무역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대신 EU는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와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하는 한편, 기존 투자 외에 6천억 달러(약 830조 7천억 원)를 추가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일본도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춰 적용하는 대신 미국산 제품의 일본 수출 시 무관세를 적용하고, 일본의 자동차와 트럭, 쌀 등 일부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기로 하는 내용의 무역 협상을 새롭게 맺었습니다. 

    양국은 또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고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항공기 100대 구입,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미일 조인트 벤처 설립 등도 합의했습니다.

    일본에 이어 EU도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미국의 주요 무역파트너는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한국은 미국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과 EU가 현재 한국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새로운 무역합의를 마무리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중압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1일 이전에 미국과 새로운 무역합의를 타결짓지 못하거나, 합의에 이르더라도 관세율 등 무역환경에서 일본이나 EU보다 불리한 협상 결과를 떠안게 될 경우 수출 경쟁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백악관에서 일본 협상단과 대화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일본과 EU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상호관세율을 대폭 낮추는 조건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도 한국으로선 엄청난 부담입니다.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4천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국 정부는 '1천억 달러+α(알파)' 규모로 국내 대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을 미국 측에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미국이 요구한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해 미국이 한국 측의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국은 미국과의 막판 협상에 총력전을 벌일 방침입니다.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의 무역협상 '수장' 격인 베선트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비슷한 시기에 미국으로 건너가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와 한미 간 무역협상을 측면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지난주에 미국을 방문해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등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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