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억 가까이 들였지만..배수펌프장, 폭우 속 '무용지물'

    작성 : 2025-07-21 21:20:17

    【 앵커멘트 】
    지난주 폭우가 내릴 당시 구례군청이 관리하는 배수펌프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천억원이 넘는 국비를 들여 만든 시설이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휴창 기자입니다.

    【 기자 】

    5일째 흙탕물이 고여있는 비닐하우스.

    오이의 뿌리는 노랗게 병들거나 썩어가고, 이파리는 힘없이 축 처져있습니다.

    지난 17일 구례군에 208mm의 폭우가 쏟아져 하우스가 물에 잠겼는데, 바로 옆 배수펌프장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최병수 / 침수 피해 농민
    - "(배수펌프장이) 가동도 안 되고..돌려달라고 내가 간 거죠. 근데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비닐하우스 농민들은 밤 9시쯤 펌프장 가동 문제를 군에 제기했으나, 자정이 다 돼서야 가동됐습니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던 게 원인입니다.

    ▶ 스탠딩 : 양휴창
    - "비가 왔을 당시 가동되지 않았던 배수 펌프장 앞입니다. 당시에는 전선조차 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임병준 / 침수 피해 농민
    - "쭉 지켜보던 도중에 한전에서 온 차가 전주쪽으로 사다리를 펴더니 걸어놓은 퓨즈를 꺼내가지고 그걸 갖다가 딱 연결시키니까 바로 작동이 된 거예요."

    구례군에는 배수펌프장 8곳이 있지만 이번 폭우 당시 4곳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고, 일부 수문에선 물이 역류하기까지 했습니다.

    구례군은 예비전력으로 가동할 수 있었으면서도, 주선로 공사가 끝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윤효근 / 구례군청 건설과장
    - "한전에 (예비)전기 공급을 요청했는데 전기 공급이 지연됐습니다."

    지난 2020년 섬진강 수해 이후 천억원 가까이 들여 지난해 완공한 구례의 배수펌프장

    하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선 작동하지 않아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C 양휴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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