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 하남산단과 수완지구에 흐르고 있는 지하수에서 1급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수백배 이상 검출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확인한 광주시와 광산구 모두 2년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광주의 대표 산업단지 가운데 한 곳인 광주 하남산단입니다.
광주 광산구와 농어촌공사는 지난 2023년 하남산단 내 지하수 관정 171곳을 대상으로 1급 발암성 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 오염도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48개 관정에서 트리클로로에틸렌, 31개 지점에서는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으며, 수완지구 주거지역 내 1곳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오염된 정도도 기준치 대비 각각 466배, 284배가 초과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오염된 지하수는 하남산단에서 수완지구 등 주거단지를 지나 풍영정천으로 흘러나가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이미 광주시와 광산구가 인지하고 있었지만 2년 넘게 아무런 조시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광주시의회 박수기 의원은 광주시의 안일한 대응을 강력히 비판하며 강기정 시장에게 즉각적인 안전조치를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박수기 / 광주광역시의원
- "오염치 기준에서 500배 이상의 오염수가 검출된 상황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근로자의 건강이 위협되는 상황인 만큼 우리 시가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될 그런 상황입니다."
광주시는 "지하수의 경우 관련법상 자치구에서 업무를 담당한다"며 광역자치단체인 광주시의 책임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하수 오염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의 위급성을 다투는 문제인 만큼 자치구와 단기-장기적 구체 실행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전문가, 환경단체와 TF를 구성해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면서도 "검사 결과가 2년 넘게 묻힌 배경과 책임 소재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행정기관들이 책임을 미루는 동안 2년 넘게 시민들이 1급 발암물질로 오염된 지하수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당분간 계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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