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를 바꾼 뒤 매일 아들을 향한 그리움이 담긴 한 어머니의 메시지를 받은 청년의 따뜻한 답신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25살 남성이라고 밝힌 A씨가 '휴대폰 바꿨는데 한 여자가 계속 카톡 보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 전에 카톡이 매번 울렸는데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 아들을 먼저 보내신 어머님의 카톡이었다"며 "계속 지켜만 보기에도 불편한 상황이고 마음 한편으로 힘드셨을 거라 생각해서 조심스레 답변을 드렸다"고 운을 뗐습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A씨는 지난달 21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 B씨로부터 "아들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매일 "다시 네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해",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되어주렴", "오늘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 먹는다. 부럽지. 매일 꿈에 나와. 오늘도 나와주겠니" 등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간 메시지를 읽어보기만 했다던 A씨는 지난달 26일 "네 어머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 말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최고의 엄마였어요. 저도 사랑해요. 엄마"라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약 40분 뒤 B씨는 "너무 놀라서 넋 놓고 보고만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다"고 답했습니다.
또 B씨는 "괜찮으면 시간 내서 밥이라도 먹으면 좋겠다. 보답하고 싶다"며 "덕분에 가족들이 한참을 울다 웃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경기 부천시에서 B씨 부부를 만났다면서 이에 대한 후기도 함께 전했습니다.
A씨는 "눈이 많이 와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만나 뵙고 왔다"며 "어머님과 아버님이 같이 오셔서 만나자마자 안아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전화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같아 매번 제게 메시지를 보내셨던 것 같다"며 "아드님은 두 달 전에 사고로 돌아가셨고 생전 보지 못한 아들분 납골당도 다녀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분이 아들이랑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며 많이 웃고 우시더라"며 "먼 길 와줘서 고맙다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5분간 서로 부둥켜안고 운 것 같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 아버님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 세상에도 이렇게 영화 같은 일이 생긴다니" "추운 겨울 마음 따뜻해지는 사연", "어머님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듯"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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