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작은 거위' 오카리나의 부드럽고 맑은 소리..'마음의 위안'

    작성 : 2024-08-17 09:30:01
    광산구 생활문화 대표하는 앙상블
    임소엽 강사 2017년 4월 첫 개설
    회원 30여 명..실버세대가 주축
    "외로울 때 연주하면 저절로 행복"
    [남·별·이]'작은 거위' 오카리나의 부드럽고 맑은 소리..'마음의 위안'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광산오카소리' 회원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 광산문화원 2층 강당에 민중가요 '상록수'가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얼마 전 별세한 고(故) 김민기 씨가 만든 노래로 오카리나에서 흘러나온 아름다운 화음이 듣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이 음악을 연주한 주인공들은 '광산오카소리' 회원들.

    광산오카소리는 2017년 임소엽 강사가 조직한 오카리나 동아리로 박인숙 단장, 김복휘 총무를 비롯 30명의 단원이 모여 천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천상의 하모니로 광산구의 멋진 문화 알려
    이들은 힐링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악기연주와 재능봉사로 광산구의 멋진 문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오카리나는 '작은 거위'라는 뜻으로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주세페 도나티가 고안한 악기입니다.

    흙으로 빚거나 나무를 깎아 만들며 리코더와 같은 원리로 소리를 냅니다.

    부드럽고 맑은 소리가 나면서도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는 점이 매력입니다.

    ▲임소엽 강사의 지도로 오카리나를 합주하는 모습

    임소엽 강사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광산문화원의 요청으로 주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오카리나를 선택한 겁니다.

    하지만 2017년 4월 첫 개강 때는 회원이 4명에 불과해 자칫 폐강될 뻔했습니다.

    다행히도 한 달 만에 12명으로 늘어 8년째 순항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회원이 증가해 현재 중급반(17명)과 기초반(14명) 2개 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은 중급반은 금요일 오전 10시~12시, 초급반은 수요일 오후 2시~3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회원 구성은 60대 이상 실버세대가 주축으로 대부분 여성이고 남성은 한 두 명뿐입니다.

    인생의 연륜이 깊은 만큼 오카리나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이 저마다 다양합니다.
    ◇ 오카리나 배우게 된 사연 저마다 다양
    원래 통기타 강사였던 박인숙 단장은 "오카리나 소리가 좋아 배우기 시작했는데 연주할수록 심취하게 돼 앞으로도 계속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빠르고 경쾌한 노래보다는 은은한 노래가 좋다는 그녀는 "'당신은 모르실 거야', '바위섬' 같은 노래를 즐겨 연주한다"고 밝혔습니다.

    남명숙 회원은 "일에 파묻혀 살다가 자녀들이 출가하고 혼자 남겨지게 되니 문득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며 "지인이 혼자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조언해서 오카리나를 배워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카리나의 매력을 말하는 김광석 회원(맨 오른쪽)

    이어 "외로울 때 혼자서 오카리나를 불면 마음에 위안을 얻게 돼 기쁘다"고 예찬론을 피력했습니다.

    회원 가운데 가장 젊은 53살 김복휘 총무는 기타를 배우다가 오카리나 매력에 빠져서 광산오카소리에 합류했습니다.

    그녀는 "언니들과 함께 어울리며 연주하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고 소감을 피력했습니다.

    초급반 김광석 씨는 "라디오방송을 청취하던 중 오카리나 연주 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워 작년 10월 등록했는데 배울수록 음색에 빠져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음악 봉사를 위해 하모니카와 색소폰도 연습 중"이라며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합주단을 결성해 소외계층을 찾아가 위로와 용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절절한 사연도 있습니다.
    ◇ 오는 24일 경연대회 앞두고 열심히 연습 중
    장영선 씨는 "화병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한 달 사이에 체중이 10㎏이나 줄었다"며 "병원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런데 오카리나를 배우면서 건강이 회복되고 이제는 체중이 5㎏이나 늘었다"고 밝게 웃었습니다.

    ▲임소엽 강사

    광산오카소리는 탄탄한 팀웍과 화음을 바탕으로 여러 무대에서 관중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광산문화원 3층 공연장에서 정기적으로 '희노애락'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용아생가 '생생문화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5·18 기념문화관 '오카리나 사랑음악회', 광주 북구 문화센터 '힐링콘서트', 광주 남구 시니어센터 '나도스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광산오카소리는 오는 24일 광주음악협회 주관 생활음악경연대회를 앞두고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맹렬히 연습 중입니다.

    임소엽 강사는 "오카리나가 자신의 인생과 연결되고 관계 속에서 승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며 "악기 하나로 박수와 축하를 받고 자존감을 높이고 성취감을 얻게 된다"고 오카리나의 매력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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