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톱이 뭐길래'.. 등산로 폐쇄 갈등

    작성 : 2023-02-14 21:17:03 수정 : 2023-02-14 21:25:14
    【 앵커멘트 】
    광주 도심의 한 등산로 입구가 몇 달 전부터 폐쇄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토지 소유주가 광주시와 갈등을 빚자 등산로를 폐쇄한 건데요.

    어떤 일인지, 조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광주시 봉선동의 한 등산로 입구.

    땅 주인이 통행을 막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습니다.

    매일 같이 이 길을 통해 산으로 향했던 주민들은 다른 입구를 찾아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등산객
    - "(어느 날 갑자기) 막아버렸더라고요.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녜요."

    때아닌 등산로 폐쇄 사태가 벌어진 건, 이른바 '비오톱'을 두고 광주시와 토지 소유주인 A씨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오톱'은 인간과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을 뜻하는데, 환경적 가치에 따라 크게 다섯 등급으로 분류됩니다.

    ▶ 스탠딩 : 조윤정
    - "비오톱 1,2등급으로 지정되면 광주시 조례에 따라 개발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보전녹지지역인 A씨의 땅은 기본적으로 개발이 쉽지 않은 지역인데, 비오톱 1등급으로까지 지정돼 개발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A씨는 비오톱 등급을 개발 제한 조치의 근거로 사용하기 위해선, 보다 더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토지 소유주
    - "(민원을 넣으니 다시 와서) 대나무를 잘라놓은 걸 보더니 저기도 1,2등급이 아니네요. 와서 다시 조사하고 사진 찍고 갔어요. 도로 한복판에 있는 땅을 비오톱 1,2등급으로 하면 땅 주인 입장에선 얼마나 성질나겠어요."

    비오톱 조사 자체가 환경 보전을 목적으로 시작된 터라 등급 기준이 추상적이고, 조사 역시 위성지도 등 자료 분석 위주로 이뤄지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9월 광주시가 비오톱 등급이 포함된 생태현황지도를 공개한 이후 접수된 등급 관련 민원은 10건에 이릅니다.

    ▶ 인터뷰(☎) : 광주광역시 관계자(음성변조)
    - "어느 지역은 식생이 우수하고, 어떤 생물이 서식하고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겁니다."

    광주에서 비오톱 1,2등급으로 지정된 곳이 162k㎡로 광주 전체 면적의 30%가 넘고 있습니다.

    KBC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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