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전문의' 정찬영 씨, 『당신의 상처는 사적이지 않다』 출간

    작성 : 2025-12-11 10:57:42
    5·18, 세월호, 제주항공 참사 등 치유 활동 참여
    국가폭력과 사회적 참사 트라우마 해법 제시
    우원식 국회의장 추천 "현대사의 상처 심층 처방"
    ▲『당신의 상처는 사적이지 않다』 책 표지와 저자 정찬영 씨

    12·3 비상계엄 1주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그날의 악몽과 충격의 트라우마를 안은 채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가폭력과 사회적 참사가 남긴 상처는 시간이 흐른다고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과 오랫동안 함께해온 정신과의사 정찬영 씨가 그간 치유하고 연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당신의 상처는 사적이지 않다』(잠비)를 펴냈습니다.

    정찬영 씨는 2013년부터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국가폭력 생존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증언 치유를 해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또한 현재 광주 동명병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학동붕괴사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집단 트라우마 사건 피해자 및 유족과 각종 사회적 사건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하고 돕는 일에 참여해 왔습니다.

    이번 책은 우리 사회에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방안에 대해 어느 책에서도 들려주지 않았던 종합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자는 책에서 다양한 트라우마 감정들, 즉 외상적 슬픔, 독성 수치심, 산 자의 죄책감, 도덕적 손상 등이 실제로 어떤 양상으로 발현하며, 이를 회복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함께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특히 부당한 명령이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인해 비윤리적인 경험을 하게 된 이들에게 발생하는 '도덕적 손상'에도 주목했습니다.

    이 증상은 12·3 계엄 후 계엄 군인들에게도 일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외에도 사랑하는 대상을 폭력적이거나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잃게 되었을 때 극심한 슬픔으로 애도 반응이 중단되거나 왜곡되는 '외상적 애도'와 희생자들을 먼저 보내고 남은 자들이 느끼는 '생존자 죄책감'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며 각각의 회복 방안에 대해서도 짚고 있습니다.

    저자는 "내가 증언 치유를 하며 만난 이들은 장이 끊어질 듯한 상실의 슬픔과 영혼을 산산조각 내는 트라우마의 고통 앞에서도 선한 분투를 잃지 않는 위대한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사연 속에는 밤하늘의 무수한 별만큼이나 많은 선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고 술회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서로 연결되는 동안 집단 트라우마로 인한 분열과 갈등도 서서히 통합되어 갈 것이며, 그것이 민주주의로 가는 느리지만 단단한 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증상 중심의 개인적 치료를 넘어 공동체에 기반한 사회적 회복을 추구합니다.

    아울러 이런 집단 트라우마를 관장하고 사회적 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국가 폭력과 사회적 참사라는 우리 현대사의 상처를 톺아보며 사회적 트라우마가 결코 개인만의 고통이 아닌 우리가 모두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내 것 혹은 내 가족이나 이웃의 것이 되었을지 모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숨죽이고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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