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권 내놔라' 불법 동원해 여객선 운항 방해

    작성 : 2020-02-23 18:14:32

    【 앵커멘트 】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객선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 이동수단인데요.

    완도의 한 섬에서 항구 인근 마을 주민들이 여객선 운항을 방해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완도 노화도에 있는 산양항입니다.

    여객선이 접안을 시도하자 어선들이 일사불란하게 길을 가로막습니다.

    보다못한 해경들이 현행법 위반이며 구속하겠다는 엄포도 놓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 싱크 : 완도해경
    - "계속 이렇게 하고 있으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음을 고지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지금 바로 철수하지 않으시면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어선으로 길을 막지 못하게 되자 이번에는 기중기를 동원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며 여객선의 접안을 방해합니다.

    매표소는 대형 물통 등을 이용해 입구를 틀어막았고, 표를 사려는 여객선 승객들에게 욕설을 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 싱크 : 항구 인근 주민
    - "사지 말아, 좋은 말로 할 때. 신사적으로 말해서. (왜 이러세요? 저 배 타야 해요) 말을 알아먹어야지. 분위기 보면 모르겠어? 자네 봉변당해 오늘. (누구신데요 아저씨?) 표 못 끊어 XX"

    여객선의 운항을 방해하는 것은 항구 옆 마을 사람들.

    여객선사에서 마을에 제공했던 매표권을 회수해갔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해당 여객선사는 항로를 취항하면서 인근 마을 주민들이 표를 팔 수 있도록 해주고, 마을지원금 명목으로 1년에 6천만 원 상당의 인건비를 지원해주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매표권을 마을 주민에게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겁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운법이 강화되면서 내항여객운송사업자가 여객의 승선 내역 등을 표기하고 관리해야 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매표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승객들의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 싱크 : 여객선사 관계자
    -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매표소에서 매표를 하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천막에서나 배에서 선내 매표를 할 수밖에 없고.."

    주민들은 여객선 운항으로 어장에 피해가 간다며 매표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싱크 : 항구 인근 주민
    - "우리 어장을 포기하는 조건의 어떤 대가였어요. 그러니까 그건 우리가 수십년 간 그렇게 해왔으니까 매표권을 다시 달라는 겁니다"

    매표권이라는 이권을 놓고 주민들이 온갖 불법까지 동원해 여객선 운항을 방해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은 물론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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