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in] 생색내기엔 '펑펑'..숙원사업은 "돈 없다"

    작성 : 2016-03-13 20:50:50

    【 앵커멘트 】
    광주의 각 구청들이 주민 복지를 위한다며 운동기구를 설치하고 있는데요.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 설치되는가 하면 관리가 안돼 녹슨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예산이 허투루 낭비되면서 정작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탐사리포트 뉴스in, 선심성 사업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천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황량한 공터에 야외 운동기구 몇 점이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동구청이 설치했지만, 마을도 인적도 없어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천정인
    - "제가 앉아있는 이 운동기구는 오래 방치된 탓인지 아래쪽 부분이 녹쓴채로 굳어져 아예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

    서구의 한 경로당 앞에 있는 운동기구는 노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대파가 심어지는 등 텃밭처럼 변했습니다.

    ▶ 싱크 : 마을 주민
    - "여기만 그러는게 아니라 시내도 다 그렇잖아요. 방치돼 있는 상태죠"

    ▶ 싱크 : 마을 주민
    - "무용지물이 여러개 있죠."


    광주에 설치된 야외 운동기구는 600곳에 3천여 개,

    한 대당 100만원~400만원 꼴로 30억원 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아무런 기준도, 검토도 없이 만들어져 상당 수가 이용자 없이 방치되고 있지만 운동기구 설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 싱크 : 구청 관계자
    - ""지역구 의원님들이 사업을 위해서 예산을 많이 가져오세요. 거기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확충을 해가고 있어요""

    북구청 등이 3억원 넘게 들여 설치한 4개의 무인 도서관은 하루 이용자가 1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무인 도서관 자체를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다, 알더라도 관할 도서관에 직접 찾아가 등록해야 하는 등 이용 절차도 번거롭습니다.

    ▶ 싱크 : 인근 주민
    - "(이거 아세요?) 글세요.. 도서관인거죠? 안쓸 것 같은데"

    ▶ 싱크 : 전남대학교 학생
    - "왔다갔다 하면서 잘 보이지도 않고 봤다고 해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모르고"

    한 해 관리운영비만 2천만원이 들어가는 주민센터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공영 자전거도 마찬가집니다.

    한 주민센터는 9대의 자전거 중 5대가 고장 등을 이유로 창고에 쳐박혀 있는데다, 주말과 휴일엔 아예 이용할 수 없어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 싱크 : 주민센터 관계자
    - "이상은 없는데 한 번 수리를 보고, 점검을 하고 대여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창고에 넣어놨습니다)"


    지난해 광주 5개 구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에 훨씬 못미치는 10~20% 정도로 열악합니다.

    주민들이 쓰지도 않는 시설에 헛 돈을 낭비하면서, 정작 필요한 사업들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습니다.

    지난 82년 문을 연 서구의 국공립 어린이집은 건물이 너무 낡아 신축 이전 요구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사업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지난해 국비와 시비 등 10억원을 확보해 놓고도 구비 1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오재일 /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 "우리 행활 주위에 있는 정부 돈, 지자체 돈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고 그 씀씀이가 제대로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가 이런 일을 체크해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 스탠딩 : 천정인
    - "정작 예산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지만 자치구들이 쓸모도 없는 시설에 생색내기를 하면서 재정 압박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kbc 천정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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