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설치 기사 사망.."노동당국 면죄부 줬다"

    작성 : 2025-06-30 21:18:22

    【 앵커멘트 】
    지난해 장성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던 20대 청년이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숨졌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노동당국은 최근 설치 업체에 대해 무혐의로 검찰 송치했는데요.

    노동당국이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경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8월,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선풍기 2대뿐인 급식실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던 고 양준혁 씨.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지만, 1시간을 방치된 끝에 결국 숨졌습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삼성전자와 하청업체 관계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3일, 노동청은 10개월간 수사 끝에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양 씨가 실내에서 일하면서 물이 제공되는 등 열사병 예방 조치를 어겼다고 보기 어렵고, 사망과의 인과관계도 불충분하다는 겁니다.

    ▶ 싱크 :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 기준은) 물하고 그다음에 휴식, 그다음에 그늘·소금 이런 것들을 보는 거죠. 실내에서 식당에서 일했는데 물은 있었을 거 아니에요. 또 그늘이 없는 데는 아니고.."

    하청업체 관계자 2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전남경찰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가족 측은 업체 관계자들이 사과까지 한 사안에 노동당국이 면죄부를 줬다며 비판합니다.

    ▶ 인터뷰(☎) : 박영민 /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무사
    - "회사가 사후 구호 조치 의무도 다 하지 않았는데 노동청에서 제대로 되지 않은 수사 결과 때문에 유족은 또 마음을 다치는 이런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민주노동당 전남도당은 성명을 내고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지역노동단체도 노동당국의 수사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예고했습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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