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국제사법재판소 결정 거부..'영토 분쟁지'에서 선거 치를 것"

    작성 : 2025-05-03 08:17:36
    ▲가이아나 땅까지 편입해 놓은 베네수엘라 지도 그림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웃 국가와의 영토 분쟁지 내 선거 불가'라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정을 거부하고 예정대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 1일 나온 ICJ 판단을 규탄하며 예정대로 과야나 에세키바(에세퀴보)에서 주지사와 지역 대표(국회의원)를 선출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는 역사적 진실과 국제법적 질서에 근거해 ICJ에는 영토 분쟁 해결 권한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 전문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한 뒤 "가이아나가 1966년 제네바 합의 이행 회피를 목적으로 한 일방적 조치에 대해 ICJ에서 내리는 어떠한 결정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은 현재 가이아나 영토인 에세퀴보에 선거구를 신설해 지방선거(주지사 1명 선출)와 국회의원 총선거(8명 선출)를 오는 25일 강행할 전망입니다.

    에세퀴보 지역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가이아나 총 국토 면적(21만㎢)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곳으로, 금과 다이아몬드 등 각종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 바다에서는 유전도 발견됐습니다.

    이곳은 1966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가이아나가 1899년 나온 중재재판소 중재를 근거로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1966년 베네수엘라·가이아나 간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약속한 제네바 합의를 근거로 이전에 나온 영토 관련 중재를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가이아나는 에세퀴보 내 베네수엘라 선거 사무를 중단해야 한다며 ICJ에 일종의 '가처분'을 신청했고, 전날 ICJ는 가이아나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베네수엘라가 'ICJ 결정 무시' 방침을 세우면서 양국 국경에서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구 규모에서 가이아나(82만 명)는 베네수엘라(2,800만 명)에 크게 못 미치고 군사력에서도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이 우군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사령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3월 가이아나를 찾아 "가이아나 또는 엑손모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베네수엘라는 몹시 나쁜 하루를 맞게 될 것"이라며 "(가이아나를 공격할 경우)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엑손모빌은 미국계 글로벌 석유 기업으로, 가이아나에서 유전 탐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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