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이 작은 품종의 개는 큰 개에 비해 수명이 최대 2배 길고 노화도 늦게 시작되지만 인지 기능 저하 등 노화 속도는 큰 개보다 훨씬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 보르벌러 투르찬 박사와 에니코 쿠비니 교수팀은 16일 노화 학술지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를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반려견 1만 5천여 마리의 데이터를 분석해 얻어졌습니다.
이에 따르면 소형견은 평균 수명이 대형견보다 2배 길고 노화도 늦게 시작되는 대신, 노화가 빠르게 진행돼 수명 대비 건강수명이 짧습니다.
반면, 대형견은 수명이 짧고 노화가 일찍 시작되는 반면, 노화 속도가 느려 수명 대비 건강수명은 오히려 길다는 것입니다.
개는 가장 작은 품종과 큰 품종 간 체중이 50배 이상 차이가 나고 크기와 수명 간 역관계도 두드러지지만, 품종 간 노화 진행 차이 등에 대한 연구는 드뭅니다.
그레이트데인(50~80kg)과 같은 대형견은 평균 수명이 6.5년, 토이 푸들(2~4kg) 같은 소형견은 14.6년으로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세계 57개국 반려견 소유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해 1만 5,270마리의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들의 노화(행동 및 인지 능력 변화)가 시작되는 나이와 노화 진행 속도를 조사하고, 노화 현상과 몸집 크기, 머리 모양, 순종 여부 등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몸무게는 6.5㎏ 미만의 토이 품종, 6.5~9㎏ 미만 미니어처, 9~15㎏ 미만 중소형, 15~30㎏ 미만 중대형, 30~40㎏ 대형, 40㎏ 이상 초대형 등 6개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분석 결과 개의 노화는 대체로 10.5세부터 시작되지만, 노화의 시작과 노화 속도는 개의 크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몸무게 30㎏ 이상인 대형견과 초대형견은 7~8세에 노화가 시작되지만, 노화 속도는 작은 개보다 느렸습니다.
반면 소형견은 노화가 10~11세에 시작되지만, 노화 속도는 대형견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이 때문에 노화가 시작된 후 고령 개 그룹에서 사람의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개 질환인 '개 인지기능 장애'(CCD)가 나타나는 비율이 몸집이 작을수록 높아졌습니다.
고령 그룹의 CCD 유병률은 토이 품종이 84.6%, 미이어처가 61.4%, 대형견 40%, 초대형견 18.7%였습니다.
고령 그룹의 CCD 유병률은 또 머리 모양과 순종 여부에 따라서도 크게 달랐습니다.
머리가 긴 장두형(dolichocephalic)은 유병률이 77%로 주둥이가 짧은 단두형(brachycephalic. 40%), 주둥이가 중간인 중두형(mesocephalic, 40%)보다 배 정도 높았습니다.
또 순종견 고령 그룹의 CCD 유병률이 81.8%로 잡종견(54.8%)보다 높았습니다.
연구팀은 또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소유자들이 반려견의 크기나 순종 여부와 관계 없이 노화에 따른 행동 변화가 나타나기 4~5년 전인 6세 전후부터 반려견이 '늙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투르찬 박사는 "연구 결과 중간 크기 개들이 소형견이나 대형견보다 수명 대비 건강 수명이 길었다"며 "작은 개를 원하지만, 노년기의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감수하고 싶지 않거나 큰 개를 원하지만, 이른 나이의 신체 건강 문제를 감수하지 않고 싶다면 10~30㎏ 크기의 개를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려견 #수명 #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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