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주의보에도 방치..예고된 인재

    작성 : 2016-08-21 18:29:34

    【 앵커멘트 】
    어제 해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농경지 바닷물 침수 피해가 예고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전날 서남해안 지역에 이미 바닷물 침수 피해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해남군은 수문 파손의 우려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임소영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이삭이 팬 푸른 벼로 가득한 해남 화원면 들녘에 바닷물이 들어차 있습니다.

    침수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논바닥에 고인 바닷물은 그대롭니다.

    어제 새벽 해남군 화원면 담포방조제의 수문 일부가 파손되면서 바닷물이 역류해 18헥타아르의 논이 침수됐습니다.

    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민물을 흘려보내 바닷물을 씻어내야 하지만 가뭄에 저수지도 말라붙어 손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성수 / 해남군 화원면
    - "가뭄으로 저수지가 말라서 물을 댈 수도 없는 상황이라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농민들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사고 전날 이미 서남해안 지역에 새벽시각 바닷물 수위가 5미터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해수 침수피해주의보까지 발령됐던 겁니다.

    하지만 해남군은 무너질 위기의 노후 수문에 대해 아무런 보강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성대 / 해남군 화원면
    - "괴롭죠. 잠도 안 온다니까요. 지금 잠도 안 와. 30년 간 농사지었어도 나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에요. 수로같은 것도 정비를 빨리해서"

    해남군은 무너진 수문을 곧 정비할 계획이었다는 변명만 내놓고 있습니다.

    ▶ 싱크 : 해남군 관계자
    - "이번 주 목요일날 와가지고 우리가 현장 조사해서 거푸집이라고 콘크리트를 칠 준비를 다 해가지고 하기만 하면 됐거든요. 그런데 새벽에 물이 터져버렸어요"

    피해 예방을 위한 '주의보'조차 흘려넘기고 사고가 나자 뒤늦게 침수 피해 수습과 방조제 시설을 보수하겠다는 해남군.

    또 다시 반복된 뒷북 행정에 농민들은 이미 올 한해 땀 흘려 가꾼 수십 헥터의 벼농사를 망쳤습니다.
    kbc 임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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