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의 정치학

    작성 : 2016-04-22 20:50:50

    【 앵커멘트 】
    선거 시즌이 되면 정치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국립 5.18묘지입니다.

    지난 총선은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대결구도로 치러지면서 방문도 유독 잦았는데요.

    정치인들이 참배에 앞서 빼놓지 않는 것이 방명록 작성입니다.

    임동률 기자가 선기기간 작성된 방명록을 들여다 봤습니다.

    【 기자 】
    20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정치인들이 5.18묘지를 찾아 작성한 방명록은 3권에 이릅니다.

    방명록은 주로 5.18 영령들에 대한 추모 글귀로 채워집니다.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다. 상생과 대동의 세상으로 나아가겠다. 경제민주화로 광주정신을 완성하겠다.

    이른바 '방명록의 정치학'입니다.

    정치인들에겐 선거 승리 결의나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창구로 이용됩니다.

    ▶ 스탠딩 : 임동률
    - "총선주자들이 5.18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가장 많이 적은 말은 무엇일까요? 광주정신입니다."

    (CG1)
    광주정신을 언급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경건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out)

    ▶ 인터뷰 : 최정길 / 국립5.18묘지 관리소장
    - "광주정신은 인권과 평화와 민주정신입니다. 그런 부분을 다시 한번 새기는 게 광주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배의 본질은 잊은 채 정치적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모 대신 호남의 압도적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쓰거나, 너나할 것 없이 정권교체라는 구호만을
    제시합니다.

    때문에 5.18묘지 참배와 방명록 작성이 의례적 행사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오재일 / 전남대 교수
    - "저는 상당한 정치적 쇼라고 보고 있습니다. 광주 민심을 얻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 주위에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광주 민심을 왜곡되게 전달한 우리 책임도 있다고 봅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 역시 곱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정기춘 / 담양군 담양읍
    - "제가 보기에는 그분들이 어떤 깊은 마을 가지고 온게 아니고 하나의 일과성으로 온 것 같습니다. 별로 큰 의미를 저희 시민들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남보석 / 서울시 송파구
    - "참배할 때 그들이 다 약속했던 그러한 그 정신들을 잇지를 못하고 계속해서 말 뿐이라는 거죠."

    총선은 끝났지만 정치인들이 5.18 방명록에
    남긴 약속과 다짐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kbc 임동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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