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소식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에너지 빈곤층들인데요,
경기가 갈수록 안 좋아지면서 기부마저 뚝 끊겨 벌써부터 겨울나기가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경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연탄보일러를 쓰는 기초수급자 72살 양 모 할머니는 얼마 전 자치단체에서 지원해 준 연탄 보조금으로 일단 3백여 장을 채워뒀습니다.
하지만 겨울을 나는 데 드는 연탄의 절반도 안 되는 양,
때문에 조금씩 남의 집 일을 해주며 한 푼 두 푼 번 돈으로 연탄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습니다.
싱크-양 모 씨/ 연탄 사용 가구/
"연탄 아주머니한테 돈 생기면 주기로 하고 (연탄) 많이 사오고 그렇게, 그래가지고 돈을 생긴대로 (연탄값) 주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가 더 막막합니다.
특별한 벌이 없이 내외가 살고 있는 74살 서 모 할아버지.
자녀들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자에서도 제외됐지만, 부부만큼이나 형편이 어려운 자녀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추워지기 전 일용직 일자리에 나가 조금씩 벌어둔 돈으로 겨울 채비를 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사실상 추위를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싱크-서 모 씨/ 연탄 사용 가구/
"날씨가 추워지면 (연탄을) 더 많이 때야 하는데 벌 데는 없고 큰일 났습니다. 그나마 이걸 때 버리면 정말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해 이맘 때쯤이면 여기저기에서 계속되던 연탄 후원,
하지만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후원이 뚝 끊겼습니다.
해마다 3백 가구에 모두 6만 장 정도를
전달해 온 연탄나눔운동 광주지부는 지난 한 달 동안의 후원이 예년의 3분의 1도
안 된다며 걱정합니다.
매서운 추위가 시작됐지만, 지금껏 배달한 양이 만 장을 조금 넘긴 수준입니다.
인터뷰-신수정/ 연탄나눔운동 광주지부장
후원마저 끊기면서 반도 채 채워지지 않은 연탄 창고,
에너지 빈곤층들은 온기조차 느낄 수 없는 겨울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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