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활동과 피해자에 대한 보상 신청이 마무리됐죠.
하지만 절차를 뒤늦게 알게 돼 보상도, 피해 입증도 막막한 피해자들은 여전히 있습니다.
피해 구제가 이번 보상 신청으로 끝나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경섭 기잡니다.
【 기자 】
1980년 5월 이후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았다는 김경희씨.
여느 날처럼 친구를 만나러 충장로 우체국으로 가는 중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머리를 얻어맞고 계엄군에 끌려간 겁니다.
▶ 인터뷰 : 김경희(가명)
- "밭으로 끌려가서 이제 거기서 저를 성폭행을 하려고 한 거죠. 어떻게 하다가 옷도 막 찢기고 그랬는데 이제 얼굴이 워커로 뭉개버리는 바람에 그때 이제 잠깐 좀 아찔했던 것 같아. 여기서 이러다가는 내가 여기서 죽겠구나.."
가족들도 그날의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 인터뷰 : 피해자 가족
- "얼굴 전체가 막 피투성이가 돼가지고 그래서 이제 나는 동생으로서 누나가 그런 상황이 되니까 눈알이 막 뒤집히더라고요. 아버지가 있는데 또 말리고 너까지 그러면 안 된다.."
비상계엄 시국에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군무원으로 일했던 공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쉬쉬할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말할 수 없었던 당시의 고통을 더는 견딜 수가 없어 마음을 다잡고 그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경희(가명)
- "내 권리를 찾고 싶어요. 내가 다녔던 직장 생활 못한 부분에 대한 그런 보상을 받고 싶어요. 나를 찾고 싶어요."
하지만 피해 입증도 보상도 막막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말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활동이 끝났고, 보상 신청도 지난 2일 8차를 끝으로 창구가 닫혔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다은 / 광주광역시의원
- "앞으로도 이렇게 그동안 숨죽여왔거나 정보가 닿지 않아서 자신들의 피해를 호소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행정적 절차, 법률적 절차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518 성폭력 피해자'라는 60대 여성의 절규에 활동기간이 끝났다며 귀를 막고 있는 사이, 518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성폭력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계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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