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김건희와 尹, 금단의 사랑, 파경, 형영상조(形影相弔)[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08-16 14:34:07 수정 : 2025-08-16 16:10:07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김건희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 서울중앙지법 나서는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4일 특검 조사를 받는 도중 휴식시간에 변호인들에게 넋두리하듯, 자조하듯 했다는 말입니다.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김건희 씨의 저 말을 듣고 문득 정호승 시인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가수 안치환 씨가 같은 제목의 노래로 개사해서 불러서 더 많이 알려진 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한없는 그리움과 애틋함, 사랑.

    그런데 가만 찬찬히 보니 김건희 씨의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와 정호승 시인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것이 한없이 순수하면서도 시 마지막 줄의 표현처럼 '마음의 칼날'을 품은 결연한 그리움이라면 김건희 씨의 말은 체념과 탄식,

    다른 한편으론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내 남편과 내가 왜,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하는 의문과 현실부정의 독백이 다 같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들여다보니 꼭 체념이나 탄식 같은 그런 한탄 류의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복기를 해보겠습니다.

    ◇김건희 "저 때문에 남편 비난, 너무 가슴이 무너져...아내 역할에만 충실할 것"

    ▲ 김건희 여사의 허위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연합뉴스]

    2021년 12월 26일. 주가조작과 허위 이력 논란 등 여러 의혹과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김건희 씨가 마침내 첫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흰 셔츠에 검은 정장을 입은 김건희 씨는 세상 슬픈 얼굴로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은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고 아파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충분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달라.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말도 했습니다.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라, 저 김건희를 욕하시라. 돌은 나에게만 던지라는 건데, 대단한 순애보입니다.

    김건희 씨는 그러면서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전 국민이 다 알다시피. 거짓말이었고 공염불이었습니다.

    ◇김건희 "내가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알아서 수사, 권력이 그런 것"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환영 만찬에 참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 유튜브 채널 캡처]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을 보면 '우리가 정권 잡으면'도 아니고 '내가 정권 잡으면' 이라고 '내가'라고 김건희 씨는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권력이란 게 잡으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입건하고 수사한다. 권력이 그래서 무섭다"는 게 김건희 씨가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기자나 언론사에 대해 했다는 말입니다.

    윤석열-김건희 씨 부부와 가까웠던 명태균 씨 표현에 따르면 윤석열 씨는 '장님무사', 김건희 씨는 장님무사 위에 올라타 장님무사를 조종하는 '앉은뱅이 주술사'였습니다.

    장님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 명태균 씨에 따르면 대선 캠프를 꾸릴 때부터 김건희 씨는 남편과 인사권과 공천권을 5:5로 나누겠다고 하고 출발했고,

    "여사님, 그래도 후보가 중심이 돼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슬쩍 에둘러 얘기해도, 김건희 씨는 "선생님 괜찮아요. 원래 시작할 때 저하고 오빠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라고 아무 거리낌도 스스럼도 없이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사진을 보면 이른바 '센터'는 김건희 씨였고, 청와대 전속 사진사는 '김건희 화보' 사진사 같았습니다.

    G-20 만찬장서 김건희 씨가 남편인 대통령을 툭툭 치며 "오빠, 나가, 나가"라고 말하는 듯한,

    윤석열 대통령은 어리둥절하고 뚱한 표정으로 김건희 씨와 주변을 번갈아 두리번거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윤석열을 조종하는 김건희' 식으로 온라인에서 '짤'이 돌아다니며 논란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앉은뱅이 주술사' 김건희, '장님무사' 윤석열 조종...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내 대통령을 뜻하는 'V-1'보다 위에 있다는 뜻으로 '윤석열 V-1, 김건희 V-0' 식의 말들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녔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대놓고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고 비꼬았습니다.

    권력의 중심, 세상의 중심. 김건희.

    실제, 사실 지금 받고있는 혐의들만 봐도 윤석열 씨는 어떻게 보면 12.3 비상계엄, 내란 관련한 혐의로 단촐합니다.

    반면 김건희 씨가 받는 혐의는 공식적인 것만 16개로 주가조작, 공천 개입, 알선수재, 국책사업인 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등등.

    그냥 '국정농단' 네 글자로 표현하기엔 '어떻게 저랬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황당하기 그지없고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무슨 목걸이 하나가 6천만원이 넘고 시계, 팔찌 이런 것들도 수천만원씩 한다고 하니. 3백만원짜리 디올백은 저런 것들에 대면 그야말로 애교 수준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디올백 받은 것에 대해 연일 김건희 씨 사과와 경찰 검찰 수사를 촉구했을 때. '겨우 뭘 저런 것 가지고' 하면서 코웃음, 비웃음을 했을 게 지금 보면 눈에 선합니다.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워",..尹 아내 감싸기, 국정농단으로

    ▲ KBS와의 특별대담에 출연한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작년 2월 KBC 당시 박장범 앵커와 '조그마한 파우치' 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도 저런 맥락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합니다.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과를 아주 완곡하게 요구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수십년 검찰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해 온 '우리 동훈이'를 가차 없이 꺾고 부러트려서 냉정하게 대표직에서 쫓아내는 걸 보니.

    '오빠는 욕하지 마세요' 김건희 씨 못지않게, 윤석열 씨의 김건희 씨에 대한 사랑과 순애보도 지극정성은 지극정성인 것 같습니다.

    사실 공천 개입 의혹이나 각종 이권 개입 논란 등 김건희 씨가 받는 혐의 상당 부분은 남편이 대통령인 것에서 나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인 대통령 권력을 지렛대로, 지닌 권력으로 돈과 재물을 탐한 겁니다.

    그런데 저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 윤석열 대통령은 알았을까요. 몰랐을까요. 두 가지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김건희 씨가 대통령인 '오빠'를 패싱하고 직접 권력을 행사했거나. 윤석열 대통령이 알고도 감싸고 방치, 비호했거나.

    어느 경우든 문제의 중심엔 김건희 씨가 있습니다.

    ◇아내 보호 위해 비상계엄 불사, 대한민국 전체 적으로 삼아...지극한 순애보?

    상식적으론 이해되지 않는 비상계엄도 명태균 황금폰이 터지기 전에 불순분자들을 싹 다 잡아들여 김건희 씨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이 항간에 공공연히 떠도는데.

    저런 말이 사실이라면. 아내를 위해 대한민국 전체를 기꺼이 적으로 삼은 상남자, 대단한 사랑, 순애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대단한 순애보 위에. 장님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가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요.

    아무튼 그 대단한 위세와 권세를 부리던 김건희 씨가 지난 6일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에 처음 공개 소환돼 출석하는 날 완전히 다른 말을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정말로 죄송합니다"가 그것입니다.

    ◇김건희,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법적 책임 면피, 동정 여론 이중 포석

    ▲ 고개 숙이는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몸은 말랐고, 표정은 한없이 처연했고, 머리는 질끈 묶은 채 고개는 땅바닥을 향해 숙여져 있었고, 걸음걸이는 휘청거렸습니다.

    2021년 12월 26일 대국민 사과를 할 때와 똑같이 복장은 하얀색 셔츠에 검은 치마 정장, 구두도, 들고 있는 백도 검은색, '올블랙'이었습니다.

    한편으론 '그래도 영부인이었는데 안돼 보이긴 하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내 뭔가 연출된 안쓰러움, 계산된 처연함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정권 잡으면'이라고 호기롭게 외치던 '천하의 김건희'가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니.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 이거는 자기가 대통령도 권력자도 실력자도 하다못해 공무원도 아닌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그냥 일개 여자다. 남용할 직권 자체도 없고 그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도덕적으로 내가 비난과 욕을 먹을 순 있을지언정 법적인 처벌은 피해가겠다. 안 받겠다. 이런 포석을 깐 노림수 아닌가 합니다. 해석하기 따라선 대통령인 남편에게 모든 법적인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말로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법적 책임 면피와 더불어서. 아직도 남아 있는 윤석열 씨 지지자들. 국민의힘 지지층, 나아가 일반 국민에게서까지 뭔가 동정 여론 비슷한 걸 받아서 상황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그런 이중 포석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세상사가 어디 뜻대로 다 되겠습니까.

    ◇김건희, 명품 목걸이 짝퉁 자작극...법원, '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특검은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 영장심사에서 김건희 씨는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항변했을 테지만,

    김건희 씨의 6천만원 넘는다는 명품 목걸이 짝퉁 자작극이 법정에서 폭로됐고,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김건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남편이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을 테지만, 이제 진짜로 '구치소'라는 나락으로 떨어져 처박힌 것입니다.

    그렇게 구치소에 수감된 김건희 씨는 여타 다른 피의자들처럼 '정밀 신체검사'도 받았을 것이고,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첫날은 끼니도 걸렀다고 합니다.

    끼니 거른 것 관련해서 박지원 의원은 제가 진행하는 '여의도초대석'에 나와서 "굶고 아프다고 하려고 그래서 특검 조사 안 가고 구치소에서 나가려고 병을 칭하려고 '굶는 쇼'를 하고 있다고 동네 미용사가 그러더라. 온 국민이 다 안다"고 냉소했습니다.

    "남편은 속옷 저항, 의자 저항. 부인은 짝퉁 자작극에 굶는 쇼. 부부가 같이 아주 쇼를 하고 있다. 자기들이 바보들이면서 국민을 바보로 안다"는 게 박지원 의원의 냉소입니다.

    ◇부부가 같이 '생쇼'...'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발언, 변호인이 언론에 '공지'

    쇼인지 뭔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김건희 씨는 구속된 이후 첫 특검 조사에선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사실관계보다는 소회에 관한 말을 주로 하면서 변호인단에 앞서 얘기한 저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김건희 씨의 저 발언이 공개된 경위가 좀 그렇습니다. 기자들이 변호인을 취재해서 나온 게 아니라 변호인단이 먼저 스스로 언론에 공개한 겁니다.

    "특검 진술 당시ㅡ명태균 관련하여 본인이 지시 내리고 그런 게 아니라는 취지 등 말씀 남김"

    "변호인들에게 남기신 것ㅡ'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 남김"

    김건희 씨 변호인단인 유정화 변호사가 김건희 씨가 구속 이후 첫 특검 조사를 받은 14일 언론에 뿌린 '언론 공지'입니다.

    쉽게 말해 '여사님이 저런 소회를 밝혔으니 좀 보도해줘. 기사 써줘' 이런 취지입니다.

    그리고 도하 모든 언론들이 김건희 씨 저 말을 기사로 썼습니다.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어 계산된 쓸쓸함, 한탄...여론전, 김건희 대단

    어떤 말은 특정한 맥락과 함께 함의, 밖으로 드러난 것 외에 속에 더 품은 뜻과 의도가 있습니다. 김건희 씨의 저 말도 또한 계산된 쓸쓸함, 한탄 아닌가 합니다.

    구속돼 영어의 몸이 돼 특검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특검은 특검대로 상대하면서, 어떻게 보면 전 국민을 상대로 동정이든 지지층 결집이든 뭐든 여론전 비슷한 걸 해서 여전히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덜 죽어보겠다고 궁리와 도모를 하고 있으니.

    김건희 씨. 어떤 면에선 진짜로. 나기는 난, 대단한 사람은 대단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김건희 씨의 '내가', '내 남편'이라는 표현이 눈에 띕니다.

    보통의 경우 의뢰인이 변호인에게 저와 같은 소회를 얘기한다면, 나이나 이전 신분을 떠나서, '제가 다시 제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요, 다시 저희 부부가 만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존대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내가, 내 남편. 7시간 녹취록의 '내가 정권 잡으면'이 다시 연상되기도 하고. 내 남편, 남편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유물 정도로 여기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계산된, 연출된 혼잣말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윤석열-김건희 씨 부부의 사랑과 순애보에 대해 언급했는데.

    ◇윤석열 김건희 부부, 형영상조...제 몸뚱어리와 그 그림자가 서로 불쌍히 여긴다

    ▲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형영상조'(形影相弔)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제 몸뚱어리와 그 그림자가 서로 불쌍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세상천지에 의지할 데 없이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인데, 2세기 중후반 서진(西晉)의 관리였던 '이 밀'이라는 사람이 황제에 사의를 표하며 올린 '진정표'(陳情表)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경경혈립(煢煢孑立) 형영상조(形影相弔). 천지간에 아무 의지할 데 없이 외롭게 홀로 서니, 제 몸과 그 그림자가 서로 불쌍하게 여긴다.

    일편단심 아내를 감싸고 보호하려 했던 남편. 저는 욕해도 되지만 남편만큼은 대통령으로 거두어달라던 아내.

    언뜻, 하늘에선 비익조(比翼鳥)되고 땅에선 연리지(連理枝)가 되자던 맹세.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극적 사랑을 노래한 백거이의 장한가(長恨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로 같이, 따로. 구치소 독방에 갇힌 영어의 신세가 된 지금.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제 몸과 그 그림자가 서로를 불쌍히 여기듯 애틋하게 여기며 다시 만날 날을, 다시 같이 살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기약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혼잣말 넋두리라도 저런 말을 하고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주라고 '언론 공지'를 뿌렸는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파경(破鏡), 한번 깨어진 거울은 다시 붙일 수 없습니다. 세상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파경, 한번 깨어진 거울은 다시 붙일 수 없어...尹-김건희, 다시 돌이킬 수 없어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의 일도 그런 것 아닌가 합니다. 두 사람이 한 일은 다시 돌이키기엔 어긋나서 너무 멀리 왔고, 너무 크고 많이 잘못됐습니다.

    깨어진 거울을 다시 붙이려 해도 안 되는 것처럼. 두 사람이 다시 같이 얼굴을 보고 사는 건, 적어도 상당 기간 동안은, 어쩌면 영원히,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건희 씨도 김건희 씨지만, 남편 윤석열 씨가 받는 내란 우두머리 법정 형량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 무기금고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희망을 버리라 할 순 없겠지만. 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도 짙은 법입니다. 희망이 강렬할수록 괴로움과 고통, 상실도 같이 더 클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하는 기대와 희망은 잠시, 언제까지일진 모르겠지만, 그냥 놓아버리고 잊고 사는 건 어떨까 합니다.

    일이 이렇게 되기 전에 구치소에 수감된 남편 면회라도 한번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보는 눈이 많아 못 간 것'이라는 게 변호인의 말인데,

    아내가 사랑하는 남편 보러 면회 가는 거야말로 누가 뭐라고 할 것이며. 설사 누가 뭐라 한다 하더라도 갔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입니다. 그토록 그립고 애틋한 남편이라면 말입니다.

    두 사람은 어떤 별에서 만나서 어떤 사랑을 한 걸까요. 사랑을 하기는 한 걸까요.  '희대의 부부'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이는데, 알듯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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