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학교 153곳에 ‘일제 잔재’ 버젓이

    작성 : 2019-08-30 04:59:54

    【 앵커멘트 】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 광복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일제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특히 전남교육청이 관내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는데, 153곳에서 교가와 생활 규정, 공덕비 등 친일의 잔재들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학교 입구 주변에 3개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첫 번째 기념비는 '교장 양봉화씨의 기념비'//

    일제강점기 시절 천황 즉위기념 기념장 등 여러 차례 훈장을 받아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물입니다.

    바로 옆 다른 교장의 공덕비에도 '소화 16년' 등 일본식 연도 표기를 그대로 적어놨습니다.

    ▶ 싱크 : 학교 관계자
    - "몰랐죠. '저거 의심스럽다'라는 거는 알고 있었죠."

    다른 초등학교에는 일본 양식을 본딴 석등과 정원용 석탑이 그대로 놓여있습니다.

    ▶ 싱크 : 학교 관계자
    - "교육청에서 철거를 하거나 아니면 교육적 목적으로 내용을 넣어서 쓰자는 공문이 왔어요. 저희는 이제 선생님들과 상의를 해봐야죠."

    전라남도교육청이 전남의 초중고등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153개 학교에서 168건의 일제잔재가 발견됐습니다.


    종류별로는 친일음악가가 제작하거나 가사 등에 오류가 있는 교가가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식 석물과 학생생활규정이 각각 33건, 교표가 7건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인사의 기념비도 4개나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영중 / 전남도교육청 정책기획관
    - "학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옮길 필요성이 있는 것은 옮겨드리고 교가 같은 경우에 새로운 교가를 제정할 필요가 있으면 교육청에서 예산과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각 학교에 공문으로 발송하고 예산을 지원해 올해 말까지 친일 잔재물을 청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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