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와 전남의 일부 대학들이 국가고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시험 응시를 의도적으로 제한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휴학이나 졸업유예까지 강요한 것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습니다
국가고시 합격률 높이기에 혈안이 된 대학들이 학생들의 권리를 제 멋대로 빼앗고 있습니다.
'탐사보도 인' 정의진 기잡니다.
【 기자 】전남에 있는 한 대학 작업치료학과 교수가 4학년 학생들에게 나눠준 각서입니다.
'모의고사에서 3회 떨어지면 국가자격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단에는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적고 서명할 수 있도록 따로 칸도 마련했습니다.
▶ 싱크 : 해당 학과 졸업생
- "앞으로 볼 모의고사에서 몇 번 이상 통과 못 하면 내년에 시험을 보게끔...그 쪽에 서명까지 하게끔 시키시고요"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국가고시를 치른다면 졸업에 불리한 학점을 주겠다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 싱크 : 해당 학과 졸업생
- "시험을 12월에 보고 성적은 1월에 나오다보니까 거기 성적에 F를 준다...그래서 졸업유예를 시키겠다 이런 식이죠"
이렇게 해서 지난 2년간 이 대학에서 교수의 지시로 각서를 쓴 학생은 확인된 수만 100명 가까이 됩니다//
▶ 싱크 : 해당 학과 교수
- "보통 4학년이 되면 마지막에 다짐 차원에서 그렇게 하는 게 행사처럼...학교 입장에서는 어쨌든 학생들이 많이 붙어야 되잖아요"
실제로 일부 학생은 전공필수과목에서 낙제점인 F학점을 받으면서 졸업학점을 이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2년간 이 학과에서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미룬 4학년 학생은 12명이나 됩니다.
국가고시는 졸업학점을 이수해야만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데, 학교가 이 점을 악용한 겁니다.
▶ 스탠딩 : 정의진
- "문제는 광주에 있는 또 다른 대학의 보건계열 학과에서도 이런 일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가고시 합격률이 대학의 주요 홍보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애먼 학생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 ○○대학 작업치료학과 학생
- "모의고사 커트라인 못 넘어서 다음 국가고시 준비를 다시 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또 (커트라인)못 넘으면 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씀하셨어요)"
▶ 싱크 : 광주 △△대학 간호학과 학생
- "(모의고사)점수가 생각보다 못 나온 학생들에게 이번 연도에 시험을 보지 말고 미뤄서 내년에 시험을 보는 게 어떻겠냐...대부분 학생들도 그런 거 알고 있죠"
관행적으로 수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국가고시를 치르지 못하게 된 학생이 비교적 압박이 덜한 학교로 편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 ◇◇대학 교수
- "거기서 못 보게 하니까 3학년을 그 곳에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편입을 한 거죠 작년에 한 명 왔고 올해는 2명이 등록을 했다가"
합격률 100%에 눈이 멀어 학생들에게 시험 응시 포기 각서와 휴학, 졸업유예 등을 강요한 대학의 홈페이지와 캠퍼스에는 국가고시 전원 합격이라는 광고가 지금도 버젓이 걸려있습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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