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범행" 현실판 장발장에 경찰 '온정의 손길'

    작성 : 2025-01-29 10:12:58
    ▲ 빵 훔치는 노숙인 [연합뉴스]


    한파 속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빵을 훔쳐 달아난 노숙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생계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20분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제과점에서 "어떤 남성이 빵을 훔쳐 달아났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출동한 남양주 북부경찰서 진접파출소 경찰관들은 가게 CCTV를 통해 70대 남성 A씨가 빵 2개를 훔쳐 도주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동선을 추적해 신상을 파악했으나, 주소지로 등록된 집에서는 A씨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순찰 중이던 윤재성 경위와 김용구 경사는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남양주시 진접읍의 한 다리 아래에서 비닐 천막 등으로 덧대서 거처를 만든 A씨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비닐 천막과 낡은 담요 등으로 추위를 견디며 노숙하고 있었습니다.

    거처에는 남양주시가 지난해 12월 두 차례 이곳을 방문해 철거해달라는 안내문도 부착돼 있기도 했습니다.

    A씨는 경찰서로 임의동행된 후 경찰 조사에서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파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월세를 내지 못해 약 3개월 전부터 다리 밑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A씨를 검거했던 윤 경위와 김 경사는 생계형 절도범으로 밝혀진 A씨에게 당장 처벌보다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상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검거된 피의자는 사건이 경찰서로 이송되면 윤 경위와 김 경사의 손을 떠나기 마련이지만, 이들은 A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쉬는 날에도 직접 발로 뛰며 지자체와 협력해 A씨가 식료품 지원과 긴급생계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경찰의 도움으로 A씨는 현재 읍사무소가 마련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병원 진료와 함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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