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과 이진숙, 강선우..변기와 빵, 자기 다리 밑을 보라, 조고각하(照顧脚下)[유재광의 여의대로 108]

    작성 : 2025-07-12 17:09:32 수정 : 2025-07-12 20:58:30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KBC 광주방송 서울광역방송센터가 위치한 '파크원'의 도로명 주소입니다. 정치권 돌아가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이에 대한 느낌과 단상을 진솔하고 가감 없이 전하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조고각하(照顧脚下), 자기 다리 밑을 보라..자신부터 돌아봐라

    오늘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은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사자성어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 비출 조(照), 돌아볼 고(顧), 다리 각(脚), 아래 하(下), 직역하면 ‘자기 다리 아래부터 비추어보라’, 즉 ‘자신부터 살펴봐라,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뜻입니다.

    불교에 나오는 말인데 중국 송나라 때 선(禪)의 뜻을 밝힌 선종 입문서 ‘오등회원’(五燈會元)의 <삼불야화>(三佛夜話)라는 얘기에서 나오는 표현입니다.

    중국 선종의 20대 조사인 오조법연(五祖法演) 선사에겐 삼불(三佛)이라 불리는 뛰어난 세 제자가 있었습니다.

    불감 혜근(佛鑑 慧懃), 불안 청원(佛眼 淸遠), 불과 원오(佛果 圓悟)가 그 셋입니다.

    어느날 법연 선사와 세 제자가 밤에 산길을 가다 돌연 한 줄기 바람이 불어 등불이 꺼졌고 주위는 칠흑같이 깜깜해졌습니다.

    산짐승 소리도 들리고 급한 마음에 자칫 발이라도 잘못 내딛으면 벼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두려움이 드는 건 인지상정일 겁니다.

    이에 법연 선사가 제자들의 두려움도 덜어줄 겸 수행과 공부 깊이도 알아볼 겸 제자들에게 ’그대들은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일종의 선문답을 던집니다.

    혜근은 “채색 바람이 붉은 노을에 춤춘다”(彩風舞丹霄)라고 답합니다. 청원은 “쇠로 된 뱀이 옛길을 가로질러 간다”(鐵蛇橫古路)라고 답합니다.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뜰 앞의 잣나무, 선문답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을 물었더니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뜰 앞의 잣나무다‘라고 답하듯, 선문답이 일반인이 보기엔, ’어떻게 할 거냐‘ 물었는데 ’채색 바람‘이니 ’쇠 뱀‘이니 좀 뜬금없어 보이고 어리둥절한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굳이 해석을 붙이자면, ’춤을 추는 듯한 광란의 바람‘이나 ’쇠로 된 뱀‘은 자신들이 처한 위험한 상황, 현상에 대한 묘사라는 게 불가의 설명입니다.

    혜근 청원과 달리, 스승의 물음에 원오는 ’조고각하‘(照顧脚下), ’발밑을 비추어 보라‘고 답합니다.

    ’조고‘(照顧) 찬찬히 살피어 제대로 보는 것, ’각하‘(脚下)는 자기 다리 밑이니, 곧 처한 현실을 찬찬히 제대로 살펴 거기서부터 시작하라는 뜻입니다.

    혜근 청원이 현상을 묘사했다면, 원오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깨달아야 하는가, 현상 너머의 본질과 수행을 말한 겁니다.

    이에 원오의 공부가 가장 깊은 것을 알아본 법연 선사는 원오에게 자신의 의발(衣鉢)을 전하니 중국 선종의 제21대 조사 원오 선사입니다.
    ◇밖에서 진리를 구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깨달음과 진리를 구하라

    말이 좀 어려운 것 같기도 한데, 불교에서 각하(脚下)는 ’본래면목‘(本來面目), 본래부터 갖춰져 있는 모습, 즉 ’불성‘(佛性)을 뜻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고각하는 자신을 찬찬히 비추어보아 본래의 면목, 불성을 찾아라, 깨달음과 진리를 밖에서 구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구하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절에 가면 스님들이 신발을 벗는 댓돌 부근 기둥이나 벽에 조고각하(照顧脚下) 넉 자가 쓰여진 주련이 걸린 걸 흔히 볼 수 있는데,

    조고각하. 자기 발밑을 보라. 신발을 가지런히 하라는 뜻인 동시에, 매 순간, 일상이 곧 수행이고 정진임을 잊지 말고 끊임없이 용맹정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원래 불교 용어였던 조고각하는 남 탓이나 남 비판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라, 요즘 말로 내로남불 하지마라 정도로 확장돼서 쓰이고 있습니다.
    ◇내로남불과 조고각하..이진숙과 또 다른 이진숙, 강선우
    ▲국무회의 배석 제외 관련 입장 밝히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연합뉴스]

    여기 삼불(三佛)은 아니고, 세 명의 여성 공직자(후보자)가 있습니다.

    이진숙, 또 다른 이진숙, 강선우가 그 셋입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그들입니다.

    먼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대전 출신으로 충남대 건축공학교육과를 나와 일본 도쿄공업대학에서 건축환경계획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충남대 교수와 공대 학장, 총장을 지낸 교수 출신입니다.

    여성으로 지방 국립거점대 교수와 총장을 지낸 이력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 추진 적임자로 발탁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실제 이진숙 후보자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아 공약을 설계하고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선 생각지도 않은 암초를 만났습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제자 논문 가로채기..표절 논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자 논문 가로채기,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유학 논란이 그것입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한국학술지인용색인 KCI(Korea Citation Index) 등재 학술지에 발표된 이진숙 후보자의 논문을 전수 조사했더니, 1저자 논문 4개 가운데 1개꼴로 ’표절‘로 드러났습니다.

    표절률 20% 이상 ’위험한 수준의 표절‘로 나타난 22건의 논문을 면밀히 분석했더니 ▲20건이 제자들의 석·박사 학위논문을, ▲2건은 이 후보 본인이 과거에 썼던 논문 등을 베꼈다는 게 뉴스타파 설명입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지도한 제자들의 석·박사 학위논문을 베껴 쓴 뒤 이를 학술지에 투고하면서 단 한 건도 출처와 인용 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 뉴스타파의 보도입니다.

    동아일보는 ‘역효과를 초례하고’, ‘사용하고 않았으며’ 등 오타까지 제자 논문과 똑같다고 지적하며 ‘여당 내에서도 임명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교수 권력 이용한 ‘폭력’..전형적 ‘갑질’

    보도가 맞다면, 표절도 표절이지만, 제자 논문 베껴쓰기, 가로채기, 이거는 교수라는 직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갑질‘입니다.

    갑질은 우월한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일상의 폭력으로, 당연히 크나큰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그것도 다른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 수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제자들의 논문을 베껴쓰고 가로채고 했다면, 누가 봐도 당장 내려오는 게 맞을 겁니다.

    이진숙 후보자 측의 반론이나 입장은 뒤에 적겠습니다.
    ◇딸 조기불법유학 논란도..“국민 눈높이 맞지 않아, 송구”
    ▲출근하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진숙 후보자가 받는 또다른 논란은 2007년 딸 조기불법유학 논란입니다.

    당시 관련 규정은 자비유학 자격은 중학교 졸업 이상 학력이 있거나 부모 중 한 사람이 외국에 출국하면서 자녀를 동반할 경우라야 '합법 유학'으로 인정이 됐습니다.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은 자녀와 같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돈 있다고 무문별한 조기유학을 보내거나 혼자 조기유학 보내 놓고 방치해 결과적으로 아이를 망치는 걸 막기 위한 취지로 이해합니다.

    근데 이진숙 후보자는 부부가 모두 교수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딸만 중3 때 혼자 미국의 기숙형 학교에 보내 초·중등교육법 ‘국외 유학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이진숙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규정 위반을 인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아냐, 이공계 쪽 관행..청문회서 소상히 소명할 것”

    다만, 제자 논문 가로채기나 표절 논란 관련해선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자꾸 제1 저자 이야기하는데, 이공계 쪽에선 이런 게 관행이라 문제없다고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개별 논문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상히 밝히겠다”는 것이 이 후보자 측 입장입니다.

    관련해서 이진숙 후보자의 제자들은 '충남대 건축공학과 환경계획실험실 원우 일동' 명의로 호소문을 내고 논문 가로채기 의혹은 "억측"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들은 "논문은 교수님이 기획 단계부터 결과 검토, 세부 수정·보완까지 직접 수행했고, 교수님이 주 저자인 것은 당연하다"며 "더는 억측과 오해가 없길 소망한다"고 스승인 이진숙 후보자를 적극 변호하고 있습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표절 논란은 청문회를 지켜봐야겠지만 그런 생각은 듭니다.
    ◇이진숙 후보자, 두 딸 모두 미국 기숙형 학교에 조기유학 보내

    이진숙 후보자는 두 딸을 모두 미국 기숙형 학교에 조기유학 보냈다고 합니다.

    흔히 ‘보딩스쿨’이라고 하는 기숙형 사립학교는 일 년에 학비와 생활비로 보통 수천만 원은 들어가고 많게는 억대까지 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흔히 ‘돈값을 한다’고 하는데, 그만큼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어려서부터 인맥을 쌓고 이른바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명문대에도 많이, 잘, 진학시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모가 돈 있고 능력 있다면야 불법이 아니라면. 이진숙 후보자는 불법 논란까지 있지만, 논외로 하고. 부모가 자식들에 좋은 환경서 공부하게 해주겠다는 걸 그 자체로 뭐라 하거나 탓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이 대한민국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얘기와 경우가 좀 다른 듯합니다.
    ◇자녀 교육, 한국 공교육 대신 미국 학교 선택..교육부 장관 적절성 의문

    자녀들을 미국 보딩스쿨에 보냈다는 건 한국의 공교육 시스템을 못 믿거나, 적어도 그래도 미국 기숙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게 한국 중고등학교에서 아등바등 공부하는 것보단 훨씬 더 나을 것이라는 전제와 인식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진숙 후보자의 딸들이 어느 대학을 나왔는진 모르겠으나, 기껏 미국 기숙 학교에 보내 놓고 한국 대학으로 왔을 리는 거의 없고 미국 대학을 보냈을 걸로 짐작합니다.

    이 또한 한국 대학보다는 미국 대학을 나오는 게 낫다, 세상 살아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되고 수월할 거라는 인식이 이진숙 후보자 바탕에 깔려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그런 생각이야 자유고 능력이 되면,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겠지만.

    ‘말은 낳으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도 아니고. 대한민국 공교육 대신 두 자녀를 모두 조기에 미국으로 유학 보낸 이진숙 교수.

    적어도 ‘교육부 장관’을 맡는 건, 이진숙 후보자 스스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는데.

    조고각하. ‘내가 그 자리에 가도 되는 건가’, 내 발밑을 한번쯤 돌아봐야 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교육부 장관, 꼭 ‘이진숙’이어야 하나..본인도 여권도 조고각하, 다시 한번 살펴봐야

    그리고 대통령실이나 여당도 공교육 정상화나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교육부 장관으로 꼭 자녀들을 다 미국에 조기유학 보낸 사람을 써야 하는지.

    그 사람 아니면 다른 사람은 없는지,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등등 한번쯤 돌아보고 생각해 보는 게 어떤가 합니다.

    나아가. 제자 논문 가로채기나 표절 논란은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는데. 이건 해명과 설명을 들어봐야겠지만 민주당에 바라는 건.

    김건희 씨 논문 표절 공격과 같은 잣대와 기준, 눈높이를 적용했으면 하는 겁니다.
    ◇‘yuji 김건희’와 ‘초례 이진숙’, 같은 잣대 적용해야..국민 눈높이서 봐야

    ‘yuji’ 알파벳 네 글자 가지고 얼마나 집요했었는지 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여당이니만큼 앞서서 이진숙 후보자를 공격할 수는 없겠지만. 야당이나 학계의 문제제기나 지적을 들어보고. ‘yuji 김건희’와 ‘초례 이진숙’에 똑같은, 적어도 비슷한 기준으로, 국민 눈높이와 상식에서 바라보고 판단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제자 논문 베껴쓰기나 표절이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럼에도 이진숙 후보자를 지키는 것과 ‘진짜 대한민국’을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믿음과 기대, 신뢰를 깨뜨리지 않고 지키는 것.

    어떤 게 더 중한지, 이익 비교를 현명하게 잘할 거라 생각합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보좌진에 ‘갑질’ 논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

    이재명 정부의 또다른 여성 장관 후보자 재선 국회의원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갑질 논란을 받고 있습니다.

    강선우 후보자는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매디슨에서 인간발달 및 가족학 박사 학위를 받은 복지 전문가입니다.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서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

    강선우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한 말입니다.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입체적인 시선으로 살피겠다”는 강선우 후보자가 ‘갑질’ 논란을 받고 있으니, 그것도 상대가 자신의 보좌진이니,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쓰레기 버리기에 변기 수리까지..“집사처럼 부려, 모욕적”

    SBS 보도인데. 강선우 후보자의 한 보좌진은 강 후보자가 자신의 집에서 쓰레기 상자를 들고나와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집에 쓰레기가 모이면 그냥 갖고 내려온다. 상자를 딱 보면 치킨 먹다 남은 것, 만두 시켜 먹고 남은 것 등 일반 쓰레기들이 다 섞여 있었다”는 게 이 보좌관의 말입니다.

    이 보좌관은 “강 후보자가 갖고 나온 쓰레기를 국회나 지역구 사무실 등에서 음식물 등을 분리해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통 자기 직원한테 그런 걸 시키냐. 군대에서도 시키지 않는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고,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이 보좌관은 분노를 터트렸습니다.

    또 다른 보좌관은 강선우 후보자가 변기에 문제가 생겼으니 가서 살펴보라고 지시했고, 가서 보니 비데 노즐이 고장 나 물이 계속 새는데 직접 고칠 수가 없어 업체를 불러 수리하고 강 후보자에게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강선우 후보자 보좌진들은 “집사처럼 부렸다. 모욕적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강선우 “가사도우미 있어, 집안일 시킬 필요 없어..변기 수리 부탁한 적 없어”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가사도우미가 있어 쓰레기 정리 등 집안일을 보좌진에게 시킬 필요가 없다”고 갑질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변기 수리와 관련해선 집이 물바다가 돼 과거 한 보좌관에게 말한 적은 있지만, 변기 수리를 부탁한 적은 없다”고 ‘해명’ 했습니다.

    보좌진에게 자기 집 변기 샌다고 말은 했지만 가서 살펴보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는 게 강선우 후보자 말인데, 말인지 뭔지, 상당히 그렇습니다.

    이에 SBS는 “자택 변기에 물이 심하게 새고 있으니 살펴봐 달라”는 강 후보자의 요청, “수리를 마쳤다”는 보좌진의 보고 등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문자를 추가로 공개하며 보도를 이어갔는데.

    강선우 후보자는 ‘갑질’ 논란에 이어 ‘거짓 해명’ 논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거짓 해명 논란에 ‘10분에 한번씩 욕’, ‘정신과 치료’등 추가 폭로 이어져

    이게 끝이 아닙니다. 국회의원 보좌진 등의 익명 글이 실리는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SBS 보도는 새 발의 피다‘, ’10분에 한번씩 욕 문자가 울린다‘, ’폭언, 고함으로 많은 보좌진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된 건 ’빙산의 일각‘이라는 건데, 해당 사이트는 국회 직원임을 인증받아야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민주당 한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얘기가 많다. 강선우 후보자가 보좌진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일부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강 후보자는 지금까지 국회의원 5년 하는 동안 보좌관과 비서관 등 51명을 보좌진으로 임용했는데 이 가운데 46명이 면직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간 보좌진 46명 바뀌어, 이례적 잦은 면직..“각종 논란, 청문회에서 밝힐 것”
    ▲지난달 26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이마빌딩에 도착하여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20대 의원실 평균 3배가량으로 중복 집계를 포함해도 보좌진 교체가 이례적으로 많았던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게 뭐든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국회라는 공간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어떤 한계나 임계점이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이에 대해 강선우 후보자 측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해명을 해봤자 계속 논란과 의혹이 이어질 수 있으니 그냥 인사청문회 날 하루에 몰아서 맞고 지나가자 그런 의도도 일부 담기지 않았나 합니다.
    ◇야당, ‘위선 끝판왕, 갑질 여왕’ 냉소..여당 “청문회 지켜봐야”

    아무튼 이것도 강선우 후보자 해명을 지켜봐야겠지만. 당장 야당에선 ‘위선의 끝판왕’, ‘갑질의 여왕’이라는 냉소와 원색적인 비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주진우 의원 같은 경우는 SNS에 2023년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단식투쟁할 때 강 후보자가 이불을 덮어주는 영상을 올리며 ‘아첨의 달인’, ‘갑질의 달인’이라고 강선우 후보자를 이재명 대통령과 엮어서 대놓고 비웃고 있습니다.

    직장갑질119도 입장문을 내고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사적 용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갑질이자 공적 권한의 사적 남용"이라며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 반대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당 대변인이 “아직까지는 일방의 의견”이라며 “청문회에서 당사자 소명을 좀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며 후보 사퇴나 지명 철회에 아직까진 일단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보좌진, 없는 사실 지어내 강선우 후보자 갑질 허위 폭로할 이유 없어

    민주당 의원실에서 보좌관이나 비서관을 한 보좌진이. 정권 초기에. 굳이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의원에 대해. ‘저 사람 사실은 갑질을 일삼는 사람’이라고 ‘폭로’해서 얻을 실익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그것도 없는 사실을, 있지도 않은 사실을, 곧 장관이 될 국회의원을 지상파 방송사에 제보해서 폭로한다?

    SBS에서 익명으로 보도했지만, 강선우 후보자는 그 보좌진들이 누구인지 알 겁니다. 다른 의원들도 그게 누구인지 알려고 하면 다 알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세상 어느 조직이나 다 그렇겠지만. 특히 의원실 보좌진은 그 세계도, 사람도 빤합니다. 자기가 모시던 사람을 뒤에서 물어뜯는, 어떻게 보면 뒤통수치는 사람을 보좌진으로 뽑을 의원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설사 보좌진을 그만둘 각오나 생각이라고 해도. 나름 야당 의원실에서 일했는데, 이제 집권 여당이 됐고, 모시던 의원이 국무위원이 되는데. 하기 나름이겠지만 자리든 뭐든 뭐라도 챙겨줄 수도 있는데. 굳이 자기 법상을 스스로 다 엎어버린 겁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저 보좌관들의 폭로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선우, 자기 보좌진들이 갑질 폭로..조고각하, 본인 다리 밑부터 살펴보길

    그만큼 강선우 후보자가 장관, 특히 성평등이나 사회적 약자의 권익, 인권 보호를 가치와 책무로 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가선 절대 안 된다 생각하고 개인적 손해나 불이익을 감수하고까지 폭로를 한 것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이것도 강선우 후보자가, 자기를 모셨던 보좌진들의 폭로입니다. 조고각하. 자기 다리 밑부터 좀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한 일입니다.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 자신의 본래 면목 또한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보좌진까지 있다고 하는데.

    내가 과연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가는 게 맞는 건지.

    부디 자기 다리 밑을 잘 살피어 무엇이 이불을 덮어줄 정도로 존경하고 아끼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명 정부를 위한 것인지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에 반기, 도전..이진숙 방통위원장, 국무회의 참석 배제

    마지막으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여기는 정색을 하고 길게 쓸 건 없고, 일종의 ‘깍두기’ 같은 걸로 끼워 넣었습니다.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반해 자기 의견들을 개진했던 모양인데. 이 대통령이 ‘그러시지 마시라’, ‘그만 하세요’ 해도 ‘내 권리’라며 그냥 자기 말을 계속했던 모양입니다.

    ‘내 권리’라고 하는데. 방통위원장은 국무회의 당연 참석자인 국무위원이 아닌 ‘배석자’ 신분의 참석자입니다.

    보고나 발언 차례가 있는 것이 아니고 발언 기회를 얻으려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대통령이 발언 기회를 주거나 허가를 얻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그만하세요’라고 했는데도 계속 자기 말을 하는 건 월권이자 대통령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국무회의에 참석해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비공개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 부적절한 공직 기강 해이”라며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국무회의를 자기 정치에 이용한다는 건데.
    ◇유인태 “이진숙, 일부러 그래..보수 여전사 등극, 지방선거 공천 노려”

    이에 대해 유인태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 정부에서 임명된 다른 장관들은 조용한데 저렇게 혼자 시끄럽지 않냐”며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같다. 본인이 그렇게 되기를 바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지방선거를 노리거나 ‘보수의 여전사’로 등극하려는 목표가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라는 게 유인태 전 의원의 말입니다.

    보수의 여전사로 등극하든, 국민의힘이 떡을 줄 생각이 있는지 없는진 모르겠지만,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군수를 나오든 시장, 도지사를 나오든. 떡을 먹든 김칫국만 마시게 되든. 그건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자유’입니다.

    다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MBC 홍보국장으로, 기획홍보본부장으로, 보도본부장으로 영전을 거듭하면서.

    방송장악 블랙리스트, MBC 민영화, 세월호 보도 논란 등에 이렇게 저렇게 얽히며 노조나 언론단체로부터 언론 5적, 방송장악 5적 비판을 받았던 것을.

    대전MBC 사장으로 가선 법카 논란 이른바 ‘빵진숙’ 논란 등을 받았음을.
    ◇‘난 떳떳하다’ 이진숙, ‘언론 5적’ ‘빵진숙’ 냉소..자기 다리 밑 살펴보길

    물론 이진숙 방통위원장 본인은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좌파 노조 언론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괘의치 않는다. 난 하나도 잘못한 게 없다, 떳떳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래서 마이동풍(馬耳東風), 쇠귀에 경 읽기, 사람 말을 소가 알아들을 리 없으니, 이진숙 위원장이 소는 아니지만, 귓등으로도 들을 것 같진 않긴 하지만.

    조고각하. 그래도 자기 다리 밑을 한 번 더 좀 들여다보고 살펴보고 보수의 여전사로 등극하든 공천을 받든 하길 바란다는 부질없는 말도 덧붙여 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이진숙과 이진숙, 강선우..더 늦기 전에 조고각하, 진퇴 결정하길

    이진숙과 이진숙, 강선우.

    부디 조고각하. 자기 발밑을 살피어. 먼지가 묻었는지 흙이 묻었는지 오물이 묻었는지. 이 발과 다리로 저 자리를 가는 게 맞는지, 이 자리에 계속 있는 게 맞는지. 찬찬히 살피고 헤아려 진퇴를 결정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월요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6일 수요일.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법적인’ 임기는 내년 8월까지입니다.

    부디. 개인적으로든 상황적으로든 더 꼬이고 어렵게 되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조고각하 해서 진퇴를 결정하길. 다시 한번 진심 바랍니다.

    지금까지 ‘유재광의 여의대로 108’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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