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오월주먹빵', '매실찰보리빵'으로 인기몰이..광주 '카페 본빵'

    작성 : 2024-02-18 09:30:01
    2020년 주민 26명이 뜻모아 설립한 마을기업
    본량 생산 우리밀·보리, '신토불이' 빵
    창업 5년째 성장 발판..제조업으로 확장
    ▲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에 위치한 '카페 본빵' 건물 외관.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을 받은 건물.

    '오월주먹빵', '매실찰보리빵'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신토불이' 빵 가게가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 평촌마을에 자리한 '카페 본빵'이 바로 그곳입니다.

    어등산과 용진산이 마주 보이는 드넓은 들녘과 낭만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운치를 자아냅니다.

    평촌은 본량동행정복지센터를 비롯 파출소, 우체국 등 관공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본량농협과 마트, 크고 작은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 가정집 마냥 대문과 마당이 있어 친근감

    카페 본빵은 마을 초입 농기계 보관창고 뒤편에 소담스레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2층 가옥 구조로 돼있는 건물 외관이 산뜻하면서도 세련돼 보입니다.

    가정집 마냥 대문과 마당이 있어 친근감을 느끼게 합니다.

    국토부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 부문을 받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니 빵 진열대와 커피숍 주방이 마주 보입니다.

    이어 계단을 통해 2층에 오르니 마치 미술관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기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보입니다.

    또 다른 창은 한 폭의 그림처럼 고즈넉한 들판 위로 따스한 햇살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광경에 눈이 부십니다.

    카페 본빵은 본량동 주민 26명이 참여해 출자금 4,900만원으로 2020년 4월 설립한 마을기업입니다.

    65살 홍기은 풍산농원 대표가 조합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 카페 뒷마당 뜰에 놓인 파라솔과 테이블이 운치를 더한다.

    폐교된 옛 본량중학교에 들어선 주민참여플래폼 '더하기센터'가 모체입니다.

    이곳에서 2년간 바리스타 교육과 제과·제빵 기술을 익힌 주민들은 본량에서 생산되는 우리밀과 보리를 이용해 6차 산업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 "기본에 충실한 빵을 만들자"

    그렇게 해서 '본빵협동조합'이 설립됐고, 카페 본빵을 창업해 올해 5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본빵은 이름 그대로 '기본에 충실한 빵을 만들자'라는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료부터 '신토불이'를 고집합니다.

    수입 곡물을 쓰지 않고 본량 들녘에서 농민들이 땀흘려 가꾼 우리밀과 보리를 직접 제분해서 사용합니다.

    매실청, 감식초, 식혜 등 음료도 농민들의 정성어린 손길로 빚은 것들입니다.

    ▲ 카페 1층 진열대에서 손님이 빵을 고르고 있는 모습.

    본빵을 대표하는 빵은 오월주먹빵, 매실찰보리빵, 소금빵입니다.

    그리고 15가지 루뱅쿠키를 구워냅니다.

    이 가운데 오월주먹빵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개발한 빵으로, 탄생하게 된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창업 직후 빵을 만들기 위해 제분소에 우리밀 분쇄를 맡겼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보리를 맡긴 겁니다.

    밀가루가 아닌 보리가루로 빵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때 마침 5월을 앞둔 시점이라 주먹밥 형태로 둥글게 뭉쳐서 '오월주먹빵'이란 이름을 붙여 팔기로 했습니다.

    ▲ 5월 주먹밥을 대신해 청소년들의 기호에 맞게 만든 '오월주먹빵'.

    '오월주먹빵'이 첫 선을 보이자마자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봇물처럼 밀려들었습니다.

    주로 학교에서 5·18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면서 주먹밥을 대신해 청소년들의 기호에 맞는 '오월주먹빵'을 선호한 결과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여름 기간 월 매출액이 3천~4천만 원에 달합니다.

    매실찰보리빵 역시 이곳만의 특화된 효자상품입니다.

    본량에서 맑은 공기를 맞고 자란 찰보리와 매실농원에서 직접 담가 만든 홍매실청을 혼합해 부풀린 매실찰보리빵은 카스테라처럼 푹신푹신해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또한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소화에도 부담이 없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가 높습니다.

    소금빵은 발효빵의 일종으로 가장 대중적인 빵입니다.

    커피와 잘 어울려 고객들이 꾸준하게 찾는 품목입니다.

    이밖에 쿠키종류도 매장과 인터넷 주문을 통해 판매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는 전체 매출액의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 본빵의 주고객층은 30~40대

    본빵의 하루는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됩니다.

    매일 아침 신선한 빵을 구워서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제빵실의 불이 켜집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무렵에 노릇노릇 갈색옷을 입은 빵들이 진열대에 오릅니다.

    ▲ 카페 2층 벽면에는 가로, 세로 넓은 통유리창이 있어 바깥 들판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본빵에서 일하는 상시직원은 제빵사를 비롯해 모두 4명입니다.

    주말에는 3명의 시간제 인력을 활용합니다.

    손님이 붐비는 요일은 금요일과 토요일입니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블로그 등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하고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인근 닭요리집과 보리밥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러 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손님들에게는 10% 할인해줍니다.

    본빵의 월평균 매출은 아직은 미약한 수준으로 겨우 적자를 면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오월주먹빵'이 성수기에 매출을 끌어올려 줘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 카페 1층에서 본빵의 운영계획을 설명하는 홍기은 이사장.

    본빵의 주고객층은 30~40대의 젊은층입니다.

    이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추가로 개발하는 게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는 비발효빵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앞으로 선호도가 높은 발효빵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본량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공해 커피숍이나 식당 등 업체에 납품하는 제조업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홍기은 이사장은 "메뉴를 더 많이 늘리고, 제조업을 병행해 단단한 경영기반을 다지겠다"며 "금년에는 출자자들에게 반드시 배당금을 지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광주 #본량 #전라도돋보기 #오월주먹빵 #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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