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단지 안에 꽃가게가 생긴 이후 주민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어요."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의 'D'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사무소 앞에 놓인 울긋불긋 화사한 화분들을 바라보면 싱글벙글 미소가 번집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3월 새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화원을 개설하자'는 안건을 의결해 4월 초 '행복충전소'라는 꽃가게를 열었습니다.
화원을 경영했던 한 주민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구청으로부터 마을공동체 사업예산 300만 원을 지원받아 근사한 꽃집이 차려졌습니다.

운영은 관리사무소와 입주자회에서 맡는데 계절에 맞는 화분을 구입하거나 주민들이 기증한 화분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초 어버이날에는 꽃이 불티나게 팔려 상당한 수입을 올린 바 있는데 이 수익금은 주민기금으로 적립될 예정입니다.
아파트 단지에 화원이 생기자 주민들은 호기심에 꽃을 구경하러 나왔다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친근감이 싹트기 시작해 어색했던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2개동 298세대인 이 아파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간 고소·고발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은 지 30년 넘어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차 시비가 다반사로 일어났고, 이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관리사무소장이 수시로 교체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로 삭막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화합을 위해 나이가 젊은 회장과 총무를 뽑아 일임하는 한편 화원 개설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해 갈등해소의 물꼬를 텄습니다.

또한 아파트 담장에 그려진 한 주민의 시화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윤보영 시인의 '어쩌면 좋지' 등 감성적인 시와 홍매화 그림이 어우러져 더욱 운치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 염 모 씨는 "작은 아이디어와 노력이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 몰랐다"면서 "주민들이 해맑은 꽃처럼 웃는 날들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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