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아내, "살인범 용서"...트럼프, "적 용납 못해"

    작성 : 2025-09-22 11:37:09
    ▲ 찰리 커크 부인 에리카(왼쪽)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연합뉴스]

    미국 친 트럼프 우파 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남게 된 고(故) 찰리 커크 전 '터닝포인트 USA' 대표의 추모식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ㆍ트럼프 핵심 지지층을 지칭) 인사들이 대거 집결해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미 애리조나주 교외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추모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행정부 요인들과 보수 진영 주요 정치인들, 그리고 지지자 약 9만 명이 운집했습니다.

    커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18살 때 터닝포인트 USA를 설립해 미국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신(新)보수주의 운동을 이끌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마지막 추모 연설자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찰리의 삶이 주는 교훈은 선한 마음, 의로운 목적, 긍정적 정신,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려는 의지를 가진 한 사람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싸워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한 '싸우자(fight)'는 구호는 자신이 지난해 7월, 대선 선거운동 도중 피격 직후 단상 아래로 피했다가 몸을 일으키며 외쳤던 말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싸움'의 대상을 자신의 정적인 민주당 인사들, 그리고 커크의 암살 배후로 지목한 '급진 좌파'로 명확히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가 자란 일리노이주의 최대 도시 시카고를 거론하며 "그가 나에게 했던 마지막 말 중 하나가 '시카고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렇게 할 것이다. 시카고를 끔찍한 범죄에서 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수도 워싱턴DC 치안에 군을 투입한 트럼프 대통령은 테네시주 멤피스와 더불어, 민주당 주지사와 시장이 있는 시카고에 범죄 척결을 이유로 한 병력 투입을 검토 중입니다.

    또 커크의 암살범이 급진 좌파 성향이며, 좌파 단체들이 정치적 폭력에 조직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전국의 대학을 돌며 강연하던 커크를 향해 "안티파(급진적 성향의 반파시즘 운동) 테러리스트들이 돌로 창문을 산산조각 내고 건물을 습격하려고 했다"며 "법무부가 조직적 선동에 자금을 대고 정치적 폭력을 저지르는 급진 좌파 광신자들의 네트워크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커크에 대해 "그는 적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잘되길 원했다. 그 점이 내가 찰리와 생각을 달리하는 점"이라고 말한 뒤 "나는 내 적을 미워하며, 그들이 잘 되길 원치 않는다. (중략) 나는 내 적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커크의 부인이자, 그의 사후에 터닝포인트 USA를 이끌게 된 에리카가 이날 연단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남편을 살해한 타일러 로빈슨을 "용서한다"고 한 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습니다.

    에리카는 이날 "나는 그를 용서한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그렇게 했고, (남편인) 찰리가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청중들을 숙연케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사를 마치면서 커크의 부인 에리카를 단상으로 불러 포옹하고 위로하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JD 밴스 부통령,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등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생전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인이었던 커크의 추모식은 부흥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종교적 색채가 짙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를 두고 "미국의 자유를 위한 가장 위대한 사도는 이제 불멸의 존재가 됐다"며 "(그는) 이제 미국 자유의 순교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그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어떻게 감동을 줬는지 봤다"며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수천 명이 시청에 모여 미국 국가를 부르고 '찰리 커크'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서울에선 군중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우리는 찰리 커크를 지지한다'고 소리쳤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기억은 베를린, 바르샤바, 빈, 시드니, 마드리드, 런던, 텔아비브, 그리고 전 세계에서 기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커크가 생전에, 그리고 사후에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보수주의 결집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커크는 지난 5∼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보수 성향 청년 단체 '빌드업 코리아' 주최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에 참여, '트럼프의 승리가 던지는 메시지' 등을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이어 8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선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고 낙서도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며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이고, 신뢰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이민자가 없다"고 한국 거리를 걸으면서 느낀 점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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