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경시 비판하던 광주시의회, 스스로 결정도 뒤집어

    작성 : 2025-07-01 21:22:18
    【 앵커멘트 】
    광주광역시의회가 본회의를 통해 의결한 조례안에 대해 시장이 재의를 요구하자 입장을 180도 바꿨습니다.

    매번 의회 경시를 비판하던 광주시의회가 재의요구권 한 번에 결정을 뒤집으면서 스스로 권한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형길 기잡니다.

    【 기자 】
    광주시의회가 중심상업지역 내 주거용 건축물 용적률 확대 조례안을 부결시켰습니다.

    23명의 의원 가운데 13명 찬성, 10명이 반대표를 던져 재의 의결 요건인 3분의 2 찬성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통과된 이 조례안에 대해 당시 반대는 1표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자 9명의 의원이 스스로 결정을 뒤집고 반대로 입장을 선회한 겁니다.

    ▶ 싱크 : 신수정 / 광주광역시의회 의장
    - "광주시가 재의를 요구한 광주광역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이번 임시회 재표결에서 부결됐습니다."

    조례안 자체에 문제가 드러난 것도 아닙니다.

    강기정 시장은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며 다음번 의회가 해당 조례를 통과시킨다면 이번에는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 : 강기정/광주광역시장
    - "차기 의회에서 또는 민선 9기 의회에서 다른 조례를 만드시면 그때는 저도 반대하지 않고 찬성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시의회 내부에서조차 과도한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시의원들이 향후 자신의 지역구 예산 확보나 지방선거 역학 관계 등 이해관계에 묶여 의회 고유의 권한 행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설명입니다.

    그동안 광주시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의회를 존중하지 않는다", "의회를 경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던 시의원들이 스스로 의회의 권한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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