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의 신병이 미국으로 넘겨졌습니다.
비예스티, 포베다 등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현지시각 31일 "오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 씨의 신병을 미국 사법당국 관계자와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수갑을 찬 권 씨가 눈이 가려진 채 경찰에 붙들려 호송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권 씨가 탑승한 비행기는 현지시각 31일 낮 12시쯤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을 이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 씨가 체포된 지 1년 9개월 만에 미국으로 인도된 겁니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성명을 내고 "범죄의 중대성, 범죄 장소,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의 국적을 기준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그 결과 권씨를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한다고 결정했으며,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권 씨는 경제사범의 형량이 무거운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되기 위해 그동안 끈질기게 법적 대응을 벌였습니다.
미국은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여서 100년이 넘는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만 한국은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40여 년으로 미국보다 낮습니다.
우리 법무부는 "앞으로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인이 양국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한편, 범죄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범죄수익 역시 철저히 환수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습니다.
권 씨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했으며, 지난해 3월 다시 두바이행 항공기에 타려다 위조여권이 발각돼 체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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