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를 바꾼 뒤 매일 낯선 사람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는 한 청년의 사연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 전에 카톡이 울렸는데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A씨는 지난달 21일 B씨에게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 "날이 추워졌다. 다시 네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해",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돼주렴. 꽃이 지고, 낙엽이 떨어지는 구나. 네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다", "오늘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개 먹는다. 부럽지. 오늘도 꿈에 나와주겠니" 등 아들과 대화하듯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간 매일 오는 메시지를 읽어보기만 했다던 A씨는 지난달 26일 "사랑해 아들, 하늘에서 지켜봐다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고, 용기를 내 답장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A씨는 "네 어머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 말고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최고의 엄마였어요. 저도 사랑해요 엄마"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약 40분 뒤 B씨는 "너무 놀라서 넋 놓고 보고만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다"며 "매번 이렇게 카톡 보내도 될까요? 정말 아들이 그리워서, 미안한 부탁이지만 힘이 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A씨가 흔쾌히 응하자 B씨는 "괜찮으면 시간 내서 밥이라도 먹으면 좋겠다. 보답하고 싶다"며 "덕분에 가족들이 한참을 울다 웃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인천에 사는 A씨는 B씨 가족을 실제로 만나고 왔는데요.
A씨는 "눈이 많이 와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만나 뵙고 왔다"며 "어머님과 아버님이 같이 오셔서 만나자마자 안아주셨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전화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같아 매번 제게 메시지를 보내셨던 것 같다"며 "아드님은 두 달 전에 사고로 돌아가셨고 생전 보지 못한 아들분 납골당도 다녀왔다"고 덧붙였습니다.
B씨 부부와 함께 납골당에 다녀온 뒤 식사도 했다는 A씨는 "두 분이 아들이랑 (제가)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며 많이 웃고 우시더라"며 "먼 길 와줘서 고맙다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5분간 서로 부둥켜안고 운 것 같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 아버님이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요즘 세상에도 이렇게 영화 같은 일이 생긴다니"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청년의 따뜻한 한마디가 자식 잃은 어머님의 마음을 치유했다" "어머님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은 듯"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핫픽뉴스였습니다.
(편집 : 조단비 / 제작 : KBC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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