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스포츠 뉴스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순화가 필요하다며 기존 사용 용어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스포츠 뉴스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19~25일 지상파와 보도전문채널의 스포츠 뉴스 프로그램 총 32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253건의 부적절한 방송언어 사례가 지적됐습니다.
언어특위는 먼저 전문 용어 중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으로 '우중월', '투런포', '투런 홈런', '체크 스윙' 등을 꼽았습니다.
우중월(右中越)의 경우 야구 경기에서 타자가 친 볼이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넘어가는 것을 뜻하며, 투런포와 투런 홈런은 타자를 포함한 2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홈런을 뜻하는 같은 말입니다.
체크 스윙은 타자가 스윙 모션을 취한 뒤 다시 배트를 거둬들였을 때 배트의 움직임이 스윙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으로, 미국식 표현을 한글로 표기한 예입니다.
언어특위는 "혼동을 줄 수 있는 표현은 하나로 통일함이 바람직하며, 기자의 발화만으로 내용이 전달되기보다 자막을 사용해 설명을 추가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순화할 수 있는 표현으로는 '허슬', '스윕승', '위닝시리즈' 등이 꼽혔습니다.
허슬은 영어의 'hustle'을 한글로 표기한 것으로 거칠게 떠밀다는 뜻인데, '적극적인', '과감한' 등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스윕승과 위닝시리즈는 승패와 관련된 용어로, 휩쓴다는 의미의 'sweep'을 차용한 말입니다.
경기에서 어느 한 팀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모두 이기는 것을 뜻합니다.
만약 3경기 중 모두 이기면 스윕, 2경기를 이기면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고 하는 만큼 스윕은 '3연승', 위닝시리즈는 '2승 1패'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언어특위는 "스포츠의 경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문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지만 가능한 한 우리말을 사용해 스포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려는 방송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호수비와 코스프레를 합쳐 호수비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한 수비를 '호수프레'라고 쓰는 사례, 좋은 활약을 뜻하는 '택배 패스'와 '택배 크로스' 등 신조어도 스포츠 분야 진입 장벽으로 지적됐습니다.
언어특위는 스포츠 뉴스의 경우 과한 전문 용어 사용 사례가 전체 지적 건수의 65%를 차지했고, 뉴스 보도임에도 과격하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 신조어 등 오류가 적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국내 사용에 맞게 재생산하고, 기존 사용 용어에 대한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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