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클래식 큐레이터' 전수아..음악과 미술 아우르는 공연 기획자(1편)

    작성 : 2024-03-30 08:00:01 수정 : 2024-04-01 10:48:28
    미술관 음악회·그림 속 음악 이야기 등
    시·청각 융합예술..'치유 음악회' 기획
    박사 논문 쓰며 준학예사 자격증에 도전
    "관객 눈높이에 맞는 객관적 감동 전달"
    [예·탐·인]'클래식 큐레이터' 전수아..음악과 미술 아우르는 공연 기획자(1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클래식 음악과 현대미술을 접목해 관객과 만나는 '클래식 큐레이터' 전수아 씨가 유럽예술기행 중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예술의 장르와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입니다.

    바야흐로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 만족'의 예술이 대세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무겁다고 생각하기 쉬운 클래식 음악을 현대미술과 어울려 보다 폭넓고 풍부하고 아름답게 이해하는 새로운 '기획공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였던 전수아 씨는 '클래식 큐레이터'란 새로운 예술 활동 영역을 개척한 젊은 예술가입니다.

    전 씨는 '클래식 큐레이터'에 대해 "클래식 음악과 미술의 기획 및 전시 큐레이팅을 합친 용어"라면서 "클래식인 음악과 그림을 큐레이팅하는 정의로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저는 클래식 음악의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미술작품 감상도 좋아해서 암묵적인 상태로 전시를 보는 것이 아쉬웠다"며 "이 그림에 이런 음악을 함께 들으며 감상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가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클래식 큐레이터'에 대한 이모저모를 일문일답으로 들어봅니다.

    ◇ 클래식 음악과 그림 큐레이팅 '정의'

    ▲전수아 씨가 관객들에게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클래식 큐레이터에 대해 소개한다면.

    "큐레이터(Curator)는 주로 미술관, 박물관에서 사용되는 직업군 용어입니다. 클래식(Classic)은 '고전'이란 시대적인 뜻도 있지만 서양음악 작곡 기법이나 연주법에 의한 '서양음악'이란 뜻으로 통용되는 뜻도 있습니다. 그 명칭을 사용할 만큼 전문성을 가지고 연구하며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 클래식 큐레이터의 길로 들어선 계기.

    "2020년에 조선대학교 예술학과 박사과정이 개설됐는데요, 꾸준히 학업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석사졸업 후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던 터에, 호남 최초 예술학 박사과정 개설이었고 더구나 음악이나 음악학이 아닌 예술 전반을 배워볼 수 있었던, 예술학과라 매력을 느껴 입학하게 됐습니다."

    - 공연기획을 하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다면.

    "박사 수업 과목 중에 『공연 기획』이 있었고 대학원 최종 종합시험에 공연실기시험에서 『음악과 미술 관련 공연』을 기획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이후 예술학과 교수님께서 감사하게 특강과 여러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조금씩 더 갖춰가게 됐습니다. 현재 조선대 예술학과 교수님, 강사님들과 국내 첫 치유센터인 완도해양치유센터서 치유음악회를 하고 있고 올해도 완도서 2회 치유음악회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 피아노 전공 이어 예술학도 전공

    ▲피아노 전공 이후 다시 예술학을 전공한 전수아 씨가 화가로 활동하며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

    - 클래식 큐레이터가 되려면.

    "저는 현재 과정중(ing)입니다. 끊임없이 레파토리 자료 연구하고 클래식 곡 문헌 조사와, 작곡된 배경, 곡의 의미 ,특징들을 찾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데요. 박사졸업 이후 준학예사 자격증 취득을 해서 보다 전문성을 갖춰 음악 전공자지만 차별화된 클래식 큐레이터가 되고 싶네요. 그때는 정말 프로패셔널 클래식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겠죠?"

    - 도슨트나 해설가와는 다른지.

    "전시장에 가면 그림을 설명해주는 도슨트가 있고, 공연장에 가면 음악회를 해설해주는 연주 해설가가 있어요. 비슷해 보이지만 성격은 다르다고 봐요. 저는 그림을 좋아해서 유럽과 아시아 유명 미술관을 투어하며 그림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쌓고 있습니다. 이론적인 접근이 아닌, 보다 현장성을 담아, 지식으로만 전달되는 그림 해설이 아니라 제가 직접 가서 본 미술작품에 느꼈던 감정들을 담아 스토리텔링하여 클래식곡과 작품을 큐레이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레퍼토리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제 기획작업에 더 설레고 즐겁습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음악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전수아 씨.

    - 공연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음악과 그림의 큐레이팅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번 공연은 그림에 영감 받아 작곡된 곡으로, 확실한 전문 문헌에 근거해 큐레이팅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연의 레퍼토리들은 곡과 그림들의 일반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주로 객관적인 공통점을 찾아 큐레이팅 하려고 합니다. 저의 연구한 자료들로 클래식 작품들과 미술 작품들을 매칭해 관람객이 공감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 생각합니다."

    - 정확한 정보 전달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료를 찾고 연구하다보면 잘못된 정보들로 공연 해설하시는 분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고 공연을 앞두고 꼼꼼하게 여러 전문 문헌들을 찾고 자료를 정리합니다. 저만의 감정이 아닌 관람객의 이해수준에 맞춰 그림 선택과 음악 작품을 선별하고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관람객 마음 두드릴 음악 선곡

    ▲형제 모두가 음악을 전공한 전수아 씨 가족은 서로에게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친오빠인 전진 나주시립합창단 예술감독과의 모습.

    - 본인 작품과 공연을 소개한다면.

    "대외적으로 진행한 공연이라면, 2022년 미술관음악회에는 관람객이 공감할 수 있는 레파토리로 구성했었습니다. 프롤로그 곡으로 귀에 익숙한 에릭사티가 수잔발라동을 그리며 작곡했던 <쥬테브>로 관람객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곡으로 선곡했습니다. 탱고 음악의 거장인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화가인 피카소를 존경하며 작곡한 '피카소' 곡을 연주했고요."

    - 특별히 더 기억나는 공연기획이 있다면.

    "21세기 여성 예술가로 인생의 힘든 과정을 예술로 승화했던 프리다칼로와 쟈클린 뒤프레를 큐레이팅한 작품입니다. 미국 출신 작곡가 윌리엄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려고 작곡한 '우아한 유령'과 인간의 고독한 내면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을 큐레이팅 했던 부분도 기억납니다."

    ▲전수아 씨가 유럽예술기행 중 남프랑스에서 앙티브 노마드 작품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 올해는 어떤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지.

    "앞서 말씀드린 공연 이후 유럽예술여행과 논문을 병행 중이어서 공연을 한동안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광주문화재단의 신진 예술인에 선정돼서 다시 한 번 공연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더 다채로운 공연을 기획해서 관람객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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