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재훈 첫 시조집 『집시랑 물 떨어지듯』 발간

    작성 : 2025-07-02 09:23:55
    토속적이고 향수 어린 감성 풍부
    단아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전통 시
    광주문협 회원과 시맥시조 감사
    ▲ 설재훈 시인과 그의 시조집 『집시랑 물 떨어지듯』

    "시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모하게 도전했던 지난 시간,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입안에서만 맴돌 뿐.."

    설재훈 시인이 첫 시조집 『집시랑 물 떨어지듯』(서석刊)을 발간하면서 '시인의 말'에 적은 글입니다.

    시조 시인에 이르는 입문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표제에 쓰인 '집시랑'은 전라도 방언으로 '초가지붕의 처마 끝'을 의미합니다.

    시조집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그의 시는 토속적이고 자연친화적이며 향수 어린 감성이 깊게 배어있습니다.

    이러한 정서는 기본적 율격을 지키면서 시인이 겪은 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단아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시조의 묘미를 낳고 있습니다.

    집시랑 처마 끝에
    이어 달린 물방울

    지휘자가 없어도
    똠방똠방 박자 맞춰

    낙숫물
    청아한 소리로
    세상 마음 흔든다

    - '집시랑 물 떨어지듯'

    처마 끝에 맺힌 빗방울이 박자에 맞춰 떨어지는 장면은 사뭇 동심의 세계입니다.

    동심이 일으키는 울림의 내적 힘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한 방울 낙숫물 소리가 세상을 깨우고 반향을 일으키는 까닭은 자립적 존재성을 알리고자 함입니다.

    시조집 『집시랑 물 떨어지듯』은 비교적 열린 시적 의미영역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 회상에서 시작하여 역사성이나 의식 있는 성찰,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적 시 정신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수록된 작품들을 면면이 들여다보면 대체로 보편적인 자아와 세계의 동일성, 즉 주객일체의 의식지향을 보여줍니다.

    대체로 그의 시의 고유성은 자아와 세계의 접촉에서 시인이 몽상하는 이상적 세계관을 다루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윤삼현 평론가는 시집 해설에서 "설재훈의 시는 격동의 한 시대를 관통해 온 기억과 체험들이 두루 용해되어 풍부한 정서적 울림을 낳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설재훈 시인은 아시아서석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광주문협 회원과 시맥시조 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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