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생명의 은인, 청년을 찾습니다"

배와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이 있는가 하면 선박이 침몰하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자신보다 주위 사람들을 먼저 챙긴 승객도 있었습니다.



한 청년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는 70대 할머니는 생명의 은인을 꼭 찾고 싶다며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이형길 기잡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71살 신영자 할머니는 자전거 헬멧을 쓰고 있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덜컥 마음이 무너집니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위해 함께 배에 탔던

할머니 동호회원 5명 중 자신만 홀로 구조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신영자/세월호 구조자

"자전거 동호회가 갔거든요. 5명이. 나만 혼자 저쪽에서 텔레비전을 보다 떨어졌는데.."



배가 휘청일 때 허리와 손을 다친 할머니가 선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이름 모를 청년의 도움 때문이었습니다.



90% 가까이 배가 기울자 청년은 침착하게 선실 안 붙방이장을 부순 뒤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탈출했습니다.



구조선에 몸을 싣고 병원으로 무사히 옮겨질 때까지 청년은 할머니의 곁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인터뷰-신영자/세월호 구조자

"힘이 없어서 못 올라가면 가만히 있어봐 이러면서 진정 시켜가지고 또 끌어 올려주고 그 아이가 그랬어요."



두 달 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던 청년은 나라를 지키라고 하늘이 자신을 살린 것

같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실내체육관 쪽으로 떠났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변 사람들에게 청년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할머니.



해 줄 수 있는 것은 고맙다는 말과

따뜻한 밥 한 끼 뿐이지만 생명을 구해준 청년을 꼭 다시 만나고 싶다며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kbc 이형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