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목) kbc 8시뉴스)
"배고픔에 김치 훔친 70대 노인"
한달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으로 생활하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었는데요.
한달이 지난 지금, 70대 노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사건후]에서 취재했습니다.
70살 최씨 할아버지가 살고있는 광주의 한 모텔.
엘리베이터가 없어 5층까지 계단을 이용해야 합니다.
▶ 스탠딩 : 백지훈 기자
- "일흔이 넘은 최씨 할아버지는 5층까지 계단을 걸어 올라와서 이 좁은 통로를 지나 골방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한달에 15만원을 주고 생활해 왔습니다"
최씨 할아버지 거주지를 2번이나 찾았지만, 혼자사는 최씨 할아버지는 여전히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살아가고 있어 만나지 못했습니다.
기초 노령연금 20만원 가운데 15만원을 월세로 내고 나머지 5만원으로 버텨왔던 최씨 할아버지의 생활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 싱크 : 최씨 이웃
- "요양시설에서 갇혀 살 정도는 아니고 약간 제가 볼 때는 (최 씨 할아버지 상태가) 좀 그래요. 사람들하고 잘 안 어울려요"
정부의 맞춤형 복지제도가 제역할을 했더라면 70살이 넘은 최씨 할아버지는 노령연금뿐아니라 생계비에 주거비, 의료비까지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 싱크 : 주거지원 실태조사기관
- "월세주고, 생계비 따로 나가고 의료비 혜택 받을 수 있고 예전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한꺼번에 통장으로 드렸는데 주거비 생계비 맞춤형 해서 다 분리가 되어 있도록 바뀌었어요"
하지만, 최씨 할아버지는 이런 모든 복지혜택에서 소외됐습니다.
최씨 할아버지는 광주의 모텔에서 생활했지만, 경찰조사 결과 주소지는 전남 함평이었습니다.
최씨 할아버지의 주소지인 함평에서는 실제 거주하지 않아 소외사실을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 싱크 : 함평군 관계자
- "이분이 당연히 00에 거주하셨다면 저희가 이렇게 방치하지 는 않았겠죠. 당연히 편입자로 등록을 해서 관리를 했을거고요"
광주 동구청은 최씨 할아버지가 동구에 사는 것은 맞지만, 주소지가 달라 기초생활수급자 해당여부를 알 수 없었다는 반응입니다.
▶ 싱크 : 광주 동구청 관계자
- "저희가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위해 전기요금이나 건강보험 연체된 분들을 조사하는데 주소지를 달리하신 분들은 조사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최씨 할아버지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평생 혼자 산 최씨 할아버지는 배움이 짧아 글을 읽지 못해 도움을 청할 곳도 알지 못했고, 나이가 들면서 청력도 나빠져 사회로부터 더욱 소외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갈 곳 없고 기댈 곳 없는 최씨 할아버지의 삶은 5만원 어치의 김치를 훔쳐 범죄자가 된 뒤에야 뒤늦게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 싱크 : 주민복지 담당자
- "기초수급 신청을 해놓은 상태고 조사해서 기초수급자가 되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검진 및 치료를 받고나서 청각장애 등록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사건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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