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명절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광주시 중흥동 평화맨션 주민들은 추석이 다가올 수록 서러움만 커지고 있습니다.
보금자리를 떠나 비좁은 임시 거처로 옮긴 B동 주민들도, 겨우 버티고 있는 건물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A동 주민들도 긴 연휴는 오히려 야속하기만 합니다.
정경원 기자입니다.
올해 69살 이용숙 할머니.
6남매를 낳아 기른 할머니는 이번 추석도 여느 때처럼 20여 명이 한 곳에 모여
북적일 줄 알았지만, 당연하게 생각했던
명절 풍경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지난달 결국 철거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은 평화맨션은 임시보강재에 의지해 겨우 버티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건물에 들어오면 견디지 못하리란 기술사의 당부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새식구로 맞아들인 며느리에게도
부끄러운 마음에 아들 내외도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후손된 도리로 차례를 지내야겠지만,
자꾸만 서러운 마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이번에는 차례상도 간단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인터뷰-이용숙/ 평화맨션 A동 주민
혹시나 건물에 무리가 갈까 겨우 한 집씩 임시 거처로 짐을 실어 나르고 있는
B동 주민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사한 지 꼭 일주일이 된 양 모 할머니.
갑작스럽게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돼
한 달이 넘도록 속앓이를 했더니 이제는
몸까지 성치 않습니다.
싱크-평화맨션 B동 주민/
"너무 고통이 많아 가지고 몸이 가 버리더라고. 애들보고도 명절이고 뭐고 우리는 이렇게 조용히 지내자... 그래서 아무 준비 안 하고 있어요"
서울로 대학 보낸 자녀를 모처럼 볼 수 있는 긴 연휴지만, 세 식구가 겨우 누울 만한 비좁은 원룸으로 거처를 옮긴 주민은
여기에 또 한 명을 보탤 수 없어 내려오지 말라고 말해 놓고는 마음이 아립니다.
인터뷰-김진화/ 평화맨션 B동 주민
하루 아침에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한 평화맨션 주민들,
어떤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찾아온 긴 추석 연휴에 주민들의 서러움만 더해가고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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